“위기에 처한 시판 시장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 전문점을 살리기 위한 전문점과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전문점은 스스로의 단결결성을 통한 세력확대로 지금의 메이커 중심의 시판 재편 움직임을 저지하는데 나섰고 일부 중소 메이커는 전문점의 실질적인 이익제공, 파트너십 강화와 신뢰회복에 힘쓰고 있다. ◇전문점, 업권수호 위해 자발적 단체결성=갈수록 어려워지는 전문점들이 위기탈출의 일환으로 스스로 단체 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전문점의 모임이 회원 간의 유대강화와 친목도모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업권수호라는 대의명분 아래 자발적으로 결성되는 측면이 강하다. 판촉물 공동구매, 매장경영, 구인정보 등 단순한 정보교류 차원을 넘어,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동향에서 회원 간의 공동제품 개발, 심지어 메이커의 시판 영업정책에 대한 단체행동까지 상당히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입장을 달리했던 전문점 단체 간의 연합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 시판 위기국면을 단체결성과 이에 대한 동참을 통해 제조사의 일방통행식 영업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계산이 내포돼 있다. 더이상 전문점의 이해득실을 따지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대응으로 일부 상위 메이커의 목소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지난 2월에 결성된 전국화장품전문점활성화대책연합회(이하 연합회)로 일부 메이커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판 유통판도변화를 저지하기 위한 전국적인 전문점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연합회 측은 현재까지 이번 서명운동에 참여한 전문점이 900곳에 이르며, 지금의 참여속도를 감안할 때 1차 목표치인 3000곳도 조만간 달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합회는 이들 제조사의 제품 불매 운동, 공동 가격할인 판매, 장기적으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위반에 따른 공정거개위원회 제소 등도 면밀히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한 모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장품전문점 운영 전반에 관한 점주들 간의 정보교류 차원을 넘어 메이커의 영업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도 제기하며 회원간의 공동대응과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성남의 모 전문점주는 “지금의 시판 전문점 위기는 경기하락이라는 측면보다는 메이커의 근시안적인 영업정책과 이로 인한 전문점 비중 축소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며 “전문점 스스로가 이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타개하고자 전문점 공동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사, 점주 프로모션 통한 신뢰회복 나서=일부 제조사들은 이처럼 시판 전문점에 팽배한 반 상위 메이커 정서에 편승, 전문점과의 공조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시판 영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메이커들은 상생의 원칙과 파트너십를 강조하며 전문점과의 신뢰회복에 적극 나서자는 분위기다. 이들은 전문점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 출시나 대중 매스광고로 시판 시장 활성화를 모색하던 과거와는 달리 소비자가 직접 전문점을 찾고 이로 인한 전문점의 수익이 확대되는 실질적인 활성화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스켈리는 올초부터 전문점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전문점 시장에서 입지를 높이는데 성공한 케이스. 이 회사는 올초 ‘정품 100% 무료증정 이벤트"를 실시, 고객들이 전문점을 찾아오도록 했다. 이 결과 해당 전문점들은 신규고객 창출과 매출 향상이라는 효과를 얻었고 회사도 거래점을 단시일 안에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일부 주요상권 전문점에서 품절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성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켈리는 이에 힘입어 최근 신브랜드 ‘리타로브" 런칭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은 지난달 중순 `고객사랑 전문점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화장품전문점 클린숍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깨끗하고 산뜻한 매장을 연출함으로써 전문점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한편 소비자들의 재구매를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 마련된 것. 오마샤리프의 이번 행사는 대상점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해당 영업팀 영업사원, 홍보팀, 교육팀로 구성, 퇴근 후 해당 거래점 간판을 청소해주는 클린숍 캠페인 활동을 벌였다. 이밖에 로레알 메이블린 뉴욕은 4월 한달 동안 신제품 패키지를 구입한 점주를 대상으로 4만원 상당의 정품과 12만원 상당의 소비자 판촉물을 증정하는 점주용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화장품 업계가 봄을 맞으면서 전문점 대상의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강화해 그동안 위축됐던 점주들에게 한발더 다가가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43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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