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화장품회사들이 기존 시판 전문점 시장의 약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중 몇몇 회사는 아예 기존 시판의 판을 깨고 전혀 다른 차원의 영업을 전개할 것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중견 화장품 회사의 기획팀에서는 벌써 몇 개월째 경영진에 보고할 신규사업 기획안을 작성해 올리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중견사라 하지만 이제는 사세가 하위권으로 밀려 매출 보전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몇 가지 사업기획안을 냈지만 검토 단계에서 번번히 타이밍을 놓쳐 이제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준비 중인 ‘새로운 방향’의 실체는 아직 드러낼 단계는 아니지만 일단 전문점은 아니라는 것과 신유통의 일환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실이 공개될 경우 안팎으로부터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업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전문점 부문의 실적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그만큼 중요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들도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역시 중견에서 밀려나고 있는 한 화장품 회사의 경우 시판의 방향을 드럭스토어 등 코스메틱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정하고 마케팅 전략 수립에 부산한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저가 브랜드숍이나 대형 제조사 주도의 브랜드숍 이외의 대안으로 드럭스토어 및 화장품 판매 전문 체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제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로서 지금 뛰어들면 큰 부담 없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저가 화장품 브랜드 런칭을 검토 중인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독 브랜드숍 형태의 매장이 포화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을 의식한 듯 판매망에 대해서는 정확한 방침이 서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한 화장품회사가 국내 굴지의 편의점 체인과 색조 화장품 숍인숍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유사한 개념의 판매 전략을 준비 중인 회사도 있다. 색조가 아닌 기초화장품을 아이템으로 숍인숍 판매를 하겠다는 것. 이처럼 시판 전략 자체를 대폭 수정하고자 하는 까닭은 역시 전문점 시장 약화로 인한 매출 부진에 따른 대응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안이 현실화되는 것 또한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역시 자금동원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는 강박감과 함께, 그 재원조달을 전문점 매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라며 현재 처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433호 4면)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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