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참존, 엔프라니, 애경, 로제화장품, 라미화장품 등 주요사들의 2004년 12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채 실망스러운 결과에 그치고 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이들 10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약 1251억9천만원으로 전월에 비해 9.1% 가량 감소하면서 125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는 연중 최저치로서 자금수요가 많은 연말을 맞아 업계가 오히려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시판 매출액은 207억8천만원으로 역시 지난해 전문점 경로 판매 실적 가운데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11월 실적과 비교하면 무려 26.5%나 감소했다. 각 업체별로 보면 애경만 시판에서 약간 상승했을 뿐 모두 소폭의 감소세를 면치 못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시판 매출 급감의 원인 가운데는 태평양에서 약 100억원 가량의 환입을 처리하면서 매출액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선물수요가 많은 시기를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들 10개사의 전체 매출을 경로별로 분석해 볼 때 시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16.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신방판의 비중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서 향후 시판의 위기론이 더욱 거세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구방판은 10개사 전체 실적이 약 410억4천만원으로 전월에 비해 약 11.3% 가량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구방판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태평양의 매출이 주춤한 것이 가장 큰 원인. 나머지 업체들은 각각 상승과 하락이 교차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방판 경로의 매출 비중은 32.8%로 전월에 비해 0.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가 신방판에서 거둔 실적은 모두 253억4천만원 가량이다. 다른 경로의 매출이 모두 감소세를 면치 못한 데 비해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신방판 경로는 11월에 비해 35.9%의 놀라운 신장률을 나타냈다. 이는 조사 대상업체들의 신방판 매출이 전반적으로 소폭 늘거나 준 가운데, 태평양의 실적이 급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경로별 매출 비중 역시 전월의 13.5%에서 20.2%로 무려 6.7%포인트나 커졌다.
백화점, 마트, 특판, 수출 등을 모두 합한 기타 경로에서 조사대상 10개사가 기록한 매출 총액은 약 380억3천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경로 역시 전월에 비해 14.5% 가량 감소된 실적으로 백화점과 신유통 부문에서 다소 부진한 탓으로 분석할 수 있다. 경로별 비중은 30.4%로 11월보다 약간 뒷걸음질쳤다.
12월 실적이 전반적으로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지난 1년 전체를 봐도 매출 실적이 예년과 크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즉 5월, 9월, 12월 등 으레 성수기로 통하던 시기의 매출도 예외 없이 부진한 이른바 ‘성수기 실종’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 같은 매출 부진은 시판 전문점 경로에서 특히 더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한 차례만 600억을 초과 달성했을 뿐, 꾸준히 매출이 감소해 하반기 들어서는 200억대로 곤두박질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확연히 약화되는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이들 조사대상 10개사의 시판 전체 매출액은 4,988억4천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의 6,526억원에 비해 23.6%나 감소된 액수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성장 둔화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시판 전문점 경로의 두드러진 약세에 대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초저가숍이나 브랜드숍의 등장과 확산에 따른 시판 지각변동 때문에 매출이 불안정해지고, 특히 하반기 들어 더욱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점 경로 자체의 경쟁력 상실이 이유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브랜드숍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전문점가도 다시 안정과 활기를 되찾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421호 8면)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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