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레이스 F샵 내의 태평양 제품 판매를 둘러싸고 태평양과 일부 F샵 가맹점 간의 눈에 보이지 않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점포별 매출변동이 크지 않는 상황에서 태평양의 제품 판매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데에서 나왔다. 이같은 현상을 놓고 태평양 측은 가맹점주에 의한 인위적인 판매량 조정이 아니냐며 못마땅한 심경을 보이는 반면 가맹점주는 주변 전문점의 할인공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있다며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F샵에 입점된 태평양의 진열비중은 적게는 65%에서 많게는 85%선까지 점유하고 있는 상황. 이에 반해 판매비중은 가맹점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매출대비 60~70%선이고 심지어 50%대에 머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샵 가맹점주들은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태평양 제품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판매로 인한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F샵 인근 화장품 전문점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태평양 브랜드에 대한 가격할인 경쟁이 가격저항을 일으키게 되고 결과적으로 F샵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휴플레이스 부천점에선 오픈 당일부터 지금까지 인근 전문점의 할인공세로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직간접적인 견제로 F샵 가맹점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봉천 만남점의 김태철 사장은 “소비자 머리 속에 아직도 태평양은 30~40% 세일가로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옆 가게나 인터넷에선 얼마면 살 수 있다며 노골적인 할인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로 인해 가맹점의 재량에 따라 평균 20%선에서 가격할인을 해주고 있지만 이것도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자칫 인근 매장과의 가격경쟁에 휘말릴 경우,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앞세운 F샵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서비스 중심의 매장 차별화는 가격적인 요인에 의해 희석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가맹점을 중심으로 타브랜드의 권유판매를 조심스럽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브랜드는 본사와 직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판촉물지원, 입점지원금, 공급가, 리베이트 등에서 종전보다 월등한 거래조건을 가질 수 있고 제품 가격저항도 크지 않아 점주들이 선호하고 있다. 일부에선 태평양 판매비중이 하락하는 것에는 태평양에 대한 불만과 섭섭한 심정도 내포돼 있다고 말한다. 태평양 판매비중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본사 측에서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판촉지원이 늘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399호 11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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