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경로의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총액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구방판 채널에 추월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주요사들의 실적을 종합한 결과 전체적으로 1조1,230억원인 가운데 시판 경로 매출은 3,18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상위사들의 시판 경로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13% 가량 감소됐다. 본지가 매출을 집계한 주요사들은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 애경, 엔프라니, 참존, 로제화장품, 라미화장품 등 10개 회사로 전체 경로 매출 목표액 1조1,740억원 가운데 1조1,230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95.6%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우선 시판 매출액의 경우 3,186억원으로 지난해의 3,662억원에 비해 13% 가량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업체들의 실적으로만 봐도 애초에 책정했던 목표치에 비해 상당히 모자라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들 10개사의 상반기 시판 매출 목표액은 모두 3,775억원으로 달성률이 84.4%에 그치고 있다. 태평양이 상반기에 올린 시판 실적은 1,432억원 가량이다.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중이 44.9%나 되지만 목표치에 비해서는 82.9%의 달성률밖에 올리지 못했다. 이는 전반적인 시판 경로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태평양이 적극적으로 시판 유통의 변화를 추진하는 한 배경으로서도 읽혀진다. LG생활건강의 시판 실적은 약 756억원이다. 회사가 책정했던 목표치는 943억원 가량으로 역시 달성률에서 80.2% 수준에 머물렀다. 회사의 움직임이 역동적이었던 데 비해 침체된 시장 상황이 매출 신장을 가로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업체들의 실적 달성률도 70~80%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애경의 경우 달성률 100%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띄며, 한불과 참존도 달성률 90%가 넘는 비교적 우수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판 경로의 경우 유통 시스템의 근본을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인 관계로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판매를 담당하는 전문점은 물론 각 업계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구방판 채널은 이들 10개사의 실적으로만 볼 때 화장품 유통의 왕좌에 등극했다. 집계된 실적이 3,45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7%에 이른다. 이는 시판 채널의 28.4%를 뛰어넘는 수치로 전반적인 화장품 경기의 침체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끈다. 구방판 매출 가운데 89.8%라는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태평양의 매출이 상당히 괄목한 만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집계에 따르면 약 3,100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매출 목표 또한 7% 가까이 초과 달성했다. LG와 한국은 구방판 실적이 120억원에 육박하는 서로 엇비슷한 액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목표 달성률에서는 한국이 약간 앞선다. 태평양 외에 구방판 채널의 목표 달성률이 90%를 상회하는 회사는 한국화장품, 애경, 참존 등이 있다. 애경의 경우 짧은 사업 기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태평양이 구방판에서 꾸준히 시장을 선도하는 이유로는 경쟁사들이 아직까지 조직 구축이나 육성 단계에 머물고 있는데 반해 안정적인 조직 기반 안에 젊고 신선한 인력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전체적인 분위기 쇄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방판 채널은 급격한 매출 하락 단계에서 서서히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개사 전체 매출액은 1,530억원 가량으로 전체 매출의 13.6%를 점하고 있다. 이 중 코리아나의 매출이 658억원으로 10개사 신방판 매출 가운데 43.0%를 담당하고 있다. 책정된 목표에 대한 달성률은 101%로 나름대로 매출은 물론 자신감까지 회복해나가는 양상이다. 한불과 한국 그리고 라미 또한 90%가 넘는 목표 달성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회사 내부는 물론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볼륨이 상당히 위축돼 있어 앞으로 얼마나 세를 회복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백화점과 마트 등 시판 일부를 포함해 특수영업, 홈쇼핑, 수출 등 기타 채널의 비중도 만만치 않은 몸집으로 커졌다. 10개사 이들 부문에서 올린 매출액은 모두 3,061억원으로 목표치를 100% 달성해낸 것.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도 27.3%나 돼 시판 매출액을 바싹 추격하고 있다. 태평양의 백화점 부문, LG의 수출 부문 등이 고루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장차 신유통 부문 전체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물론 개별 회사별로 홈쇼핑이나 마트 등에서 고전하기도 했지만 다변화되는 유통 구도에서 이들 부문이 꾸준히 주목받을 것이란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396호 3면) - 이봉구 기자 viewsion@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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