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의사가 피부미용업까지?
피부미용사회 1인 시위에 돌입
제1회 피부미용국가기술자격 필기시험을 불과 두달 앞두고 정부가 피부과 의사들에게 피부미용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피부과 병원내 에스테틱숍에 대해 피부미용업을 법적으로 허용할 경우 피부미용국가기술자격제도 도입 자체가 무의미해질 뿐만아니라 이 제도가 보건복지부의 공중위생관리법, 노동부의 국가기술자격법 개정에 따라 시행되는 제도인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논의 자체가 위헌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자신들이 제기한 피부미용 헌법소원을 취하하는 대신 현재 기업형 프란차이즈로 운영중인 피부과병원내 에스테틱숍을 현행대로 운영하고 피부미용국가기술자격 소지자를 고용, 피부과 의사들의 피부미용업 행위를 합법화하는 내용으로 관련법을 개정해 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불법으로 운영중인 피부과 병원내 에스테틱숍 영업을 지속하는 대신 내년부터 배출되는 피부미용국가기술자격 소지자를 치료보조 목적의 간호조무사 개념으로 고용하는 방향으로 의사들의 피부미용 시장진출을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




보건복지부 의료제도과 곽명석 사무관은 “일부 피부미용실에서 지금까지 보톡스, 박피시술 등 의사면허 없이 유사의료 행위를 해온 게 현실”이라며 “피부미용 국가기술자격 제도가 시행중인 만큼 관련법 정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 사무관은 “피부미용 국가기술자격제도 도입으로 현재 피부과 병원내 에스테틱숍 영업행위가 불법영업 단속 대상이 됐다”며 “복지부내 관련 부서, 업계간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부미용 국가기술자격 제도도입 정책을 추진한 보건복지부 생활위생과는 그러나 다소 유보적인 반응이다.
복지부 유수생 생활위생과장은 “피부미용국가기술자격제도는 그동안 피부미용업만을 하려해도 업무연관성이 전혀없는 미용사 면허를 따야하는 불합리점을 개선하고 미용업종을 세분화하고 피부미용업을 제도권으로 유입해 관리한다는 정책적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공중위생관리법을 개정해 피부과 병원이 미용사(피부) 면허소지자를 고용해 현행대로 영업을 지속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한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피부과 병원이 운영하는 대형 에스테틱숍도 피부미용 면허소지자와의 별도 계약을 통해 영업 허가를 받아 유사의료 행위를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영업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피부미용 업계는 이 문제가 피부미용 국가기술자격 제도 시행 자체를 흔드는 중대사태라고 간주하고 강력 대처하는 모습이다.



(사)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회장 조수경)는 피부과 의사들의 피부미용업무 영역 넘보기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헌법재판소와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지난 4일부터 진행중이다.



보건복지부가 피부과의사회, 의사협회 등이 요구한 ‘비의료적 목적의 피부미용’ 행위를 피부과 의사들에게 허용하는 내용으로 정책 제안을 받고 현재 이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다.



조수경 회장은 “정부가 피부과 의사들이 의사면허 하나로 피부미용업까지 하겠다는 정책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피부미용 면허와 의사면허가 엄연히 분리돼 있음에도 피부과 에스테틱숍의 의료행위를 합법화하기 위해 피부과 치료 보조 목적으로 피부미용 자격소지자를 고용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려 관련법을 정비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피부과 치료는 의사 영역이고 피부미용은 피부미용인이 담담하도록 면허제도가 법에 명백히 구분돼 있음에도 피부과 의사들이 피부미용업 까지 하겠다는 것은 35만 피부미용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태”라며 “정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을 촉구하는 대규모를 장외 집회를 보건복지부앞에서 진행하는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재 기자 boojae@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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