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스인터내셔널 홍석진 대표

그동안 이런 저런 소문이 돌았다. 제품이 나오느니 마느니 유통이 되느니 안되느니 등 정하를 둘러싼 소문은 위축된 향수 업계에 또 다른 악재였지만 늘 그렇듯이 소문을 잠재우는 것은 당사자의 입이다. 홍석진 심스인터내셔널 대표가 오랜만에 기자들과 마주했다.

“정하 대주주인 가방 제조업체 시몬느와 결별하고 향수 브랜드와 영업권 제품 재고 등을 인수했습니다.” 이때가 지난해 10월. 저간의 사정을 ‘사업상 이혼’이라고 덧붙인다. 그리고 홍 대표는 자신의 영문 이름을 딴 심스인터내셔널이라고 회사 이름을 지었다. 그동안 회사 시스템을 정비하며 봄 시즌 준비에 시간을 투자했다.

이제 홍 대표의 선택은 다름 아닌 선택과 집중이다. 브랜드 정예화에서 전략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4가지 브랜드를 꼽았다. 유로이탈리아의 베르사체와 모스키노, 코핀룩스의 살바도르 달리와 모르간. 이 똑똑한 4개 브랜드로 살림을 꾸리며 심스의 재도약의 지렛대 삼고 봄 시즌을 맞고 있다. 최근 젊은 취향의 모스키노 히피 피즈를 내놓았고 살바도르 달리 리틀 키스, 모르간 마이 모르간 등도 출시 대기 상태다. 이미 지난해 말 베르사체 오드 퍼퓸을 내놓은 데 이어 차근차근 봄 시즌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베르사체는 반응이 꽤 좋습니다. 특히 베르사체는 바틀 내용물 마케팅 등을 아시아에 맞도록 신경을 쓰고 있어요.” 홍 대표가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여성용에 이어 출시 예정인 베르사체 남성 향수에도 같은 이유로 희망을 걸고 있다. 유로 이탈리아에서는 5월 중에 유명 향수가 나온다고 한다. 모스키노 히피 피즈는 만화 뽀빠이에 나오는 올리브를 연상시키는 캡을 쓰고 있어 젊은이들에게 어울릴 것이라고 말한다. 또 메두사 머리를 대표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는 베르사체 향수는 메두사 장식을 접착제 없이 붙일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홍 대표를 애태운 것은 해외 향수 본사와의 관계. 디스트리뷰터(유통) 교체에 따른 복잡한 서류 절차였다. 이제 그런 문제가 해결 돼 제품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하게 됐다.

홍 대표의 선택과 집중은 브랜드 관리에서도 나타난다. 홍 대표는 최근 유통망 정비를 마쳤다며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16개 총판을 통해 백화점 17곳, 드럭스토어 60여 곳과 거래하며 강남지역 전문점 70여 곳과는 직거래를 하고 있다. 올해 첫 영업년도를 맞는 심스는 월 5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3억 수준이다.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팔리는 추세를 보면 목표 달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법인을 새로 만들고 조직을 정비해 새 출발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불해야 할 대가가 작지 않음을 뜻한다. 선택과 집중을 천명한 홍 대표에게 뚝심과 지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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