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브랜드가 화장품 전문점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 회복의 방향타를 찾지 못한 전문점들이 떨어진 매출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특화 제품을 갖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소제조사는 물론 대형 메이커들도 최근 들어 전문점용 브랜드 출시와 거점 영업을 강화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어 거점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최근 화장품 유통가에 따르면 불과 2~3년 전부터 중·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유입됐던 거점 브랜드가 주택가의 소형매장에서부터 재래시장 할인코너까지 확대되는 등 보편화된 양상을 띠고 있다. 일부 대형전문점은 아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선정, 제조사에 제품공급을 요구하며 판매에 나서기도 한다. 이는 인터넷 쇼핑몰과 백화점, 홈쇼핑과의 유통 차별화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도 있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인근 매장 간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목적도 크다는 게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극심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단골중심의 영업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됐다는 점도 거점브랜드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거점 브랜드는 통상 500~1500개 사이의 전문점만을 선별 거래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가격안정화가 가능하다. 또한 경기변동기에도 영향을 덜 받을 뿐 아니라 40% 이상 높은 마진율도 이들 브랜드를 선호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입정고객수가 줄어든 상황에선 거점브랜드는 고객의 객단가를 높여 전문점 매출신장에 도움이 되는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선 브랜드와 유통관리만으로 연간 50억∼100억원 선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으로 작용한다. 거점브랜드 대중화로 인해 전문점들이 거래하는 대리점수도 크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40~50개 정도의 대리점을 거래하는 것이 지금은 평균 20개 안팎에 머물러 있고 심지어 10개 미만인 곳도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각 제조사별로 출시한 거점브랜드가 너무 난립돼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입장도 보이고 있다. 한 전문점주는 “거점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과 제조사의 관리 지원으로 전문점들의 매출 향상에 큰 기여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취급점이 확산되면서 희소가치의 하락과 고정고객의 이탈을 가져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60호 9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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