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회장 김재옥, 이하 소시모)이 게비스코리아(대표 양진석)의 로뎀화장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방부제 포함 유무가 명쾌히 결론나지 않은 가운데 돌연 게비스 측이 사과문을 발표해 경위를 둘러싸고 의혹이 일고 있다. 또 게비스가 완전수입제품이라고 밝힌 일부 품목이 국내 생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새로운 파문이 예고되고 있다. 게비스가 최근 4개 일간지에 게재한 사과 광고내용은 그동안 반박 과정에서 소시모의 진의를 잘못 파악해 명예를 훼손했음을 사과한다는 내용으로 당초 문제가 됐던 방부제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과문을 몇 번 읽어봐도 구체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고,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는 것인지가 불명확하다”며 “사과문을 급조해 본질을 덮으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과문 게재에 외압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소시모는 지난달 23일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게비스코리아와 CJ 홈쇼핑에 ‘리콜 환불 조치와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 것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게비스가 완전 수입품이라고 밝힌 여행용 세트 제품이 국내 생산됐다는 새로운 증거를 밝힌 것 이외에 게비스로부터 어떤 약속에 대한 이행을 확답 받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게비스 측의 한 임원은 “회사 관계자가 소시모를 방문해 사과했고, 사과문을 낼 것을 약속하고 이행했는데, 돌연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또다시 무엇을 이행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게비스 측의 사과에 대해서는 시간을 끌게 되면 소비자들로부터 화장품 전체가 불신을 받을 수 있어 급히 진화에 나섰고, 게비스 측에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로뎀화장품 파문으로 화장품이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받는 등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한화장품공업협회 측이 나서서 중재 또는 설득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게비스 측은 홈쇼핑만을 유통채널로 하고 있어 회사 운영상 판매를 재개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익이 없다고 판단, 사과를 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현재 게비스는 CJ 측과 판매 재개를 위해 계속 협의 중에 있어 소시모 측이 제기한 문제가 원만히 처리되는 것이 시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소비자단체가 제기했던 화장품 방부제 검출 문제가 일단락되는 시점이지만 본질에 대해서는 양측이 논리적인 대응을 못하고 애매모호한 내용의 사과문 게재라는 방식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359호 4면) - 신연종 기자 samsam21@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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