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메이커들이 대리점의 적정재고관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각사 대리점 영업방침이 내실 위주로 짜여지면서 실적 중심의 밀어내기식 영업보다는 적정재고량을 유지하는 선에서 물량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업체들은 경기불황기에 안정적인 월별 매출목표액을 달성하고 대리점 부실로 떠안게 될 리스크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재고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대리점의 과다재고로 인해 발생하는 제품 난매 현상과 인터넷 채널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고 하겠다는 생각도 내포돼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이 거점브랜드를 통한 직거래 영업으로 확산되면서 대리점 비중이 예전에 비해 작아지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기존 밀어내기식 영업정책이 결과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하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업체들이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태평양, LG생활건강 등 몇몇 상위 메이커 경우, 일부 브랜드 관리차원에서 포인트영업에 중점을 둔 무재고 영업을 시험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현실상 완전한 무재고정책은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는 택배, 물류센터 등을 기본적으로 구축해야 하고 여기에 투여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체들은 대체로 한달 정도의 재고를 유지하도록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영업인력을 동원해 대리점의 품목별 재고현황파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가 하면 판매계획을 미리 수립할 수 있도록 대리점으로부터 선주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 각 사별로 CRM(고객관계관리), ERP(전사적자원관리) 등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한 온라인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산정보망 구축을 통해 일선 대리점의 판매상황은 물론 재고현황 등 전반적인 영업상황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일부 대리점은 본사의 재고관리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추세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리점 사장은 “여신한도에 문제가 있는 대리점을 중심으로 이같은 제품수급조절에 나서고 있다"며 “매출목표를 맞추기 위한 밀어내기식 영업이나 판촉지원 등을 공공연하게 시행하고 있는 업체가 아직도 많다”고 지적했다. (325호 9면 기사)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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