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은 지하상가에 위치한 한 전문점이 점포를 늘리면서 촉발됐다. 인근 한 전문점 관계자는 “추가 오픈한 전문점이 가격을 일반 시중가보다 20% 가량 할인해 판매하자 주변의 다른 곳에서도 할인 대응에 나섰다”면서 “인근 전문점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한 제조사에서는 본사 차원의 제품 회수까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 제품의 수급에서 차질이 생기자 해당 전문점에서는 주변의 다른 경로를 통해 제품을 구비해 계속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폐업정리’라는 문구를 써 붙이고 40~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전문점들이 다 가격경쟁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전문점을 중심으로 몇몇 업소들 간의 ‘제살 깎아먹기 가격전쟁’은 여전히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몇몇 전문점에서는 ‘누가 살아 남는지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맞붙고 있어 점점 더 문제가 커질 소지도 다분한 지경이다.
강남역 지하상가는 지난 11월 1일부로 서울시가 인수한 상태다. 현재 경영상태 실사 중으로 업종 변경은 가능하지만 상가의 매매가 일절 금지돼 있다.
이렇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화장품전문점 간의 가격경쟁이 도를 넘는 것에 대해 주변 전문점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전문점주는 “현실법에서는 가격을 얼마에 팔든 딴지를 걸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을 흐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점 유통 시스템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경쟁만 부추기는 정책 또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동종업계 내부 차원의 협의와 대책마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판 업계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가격경쟁으로 인해 관련 종사자들로서는 남보다 몇 배 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셈이다. 특히 다른 지역의 상권에서도 유사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전문점 업계가 바싹 움츠리고 있다.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