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 위주의 시판시장이 침체를 거듭하자 중견 화장품업체들이 시판 시장은 현상유지를 하는 전략을 취하는 가운데 방판을 새로운 탈출구로 찾고 있다. 애경이 하반기 들어 방판 진출을 선언하며 스위스 브랜드를 내세워 판매에 들어갔고 나드리도 스위스 브랜드를 들여왔다. 특히 로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방판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로제는 한동안 부진했던 사업을 추스려 내년 1월부터는 조직을 보강하고 대리점 등을 확충하는 등 전국망 조직 구축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시판 현상유지 = 현재 시판시장은 거의 정체상태. 관련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의 시판 실적은 작년 동기대비 1~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점 수가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이며 지방은 다소 증가하는 곳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시판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각 업체들은 시판 담당 총수를 잇따라 교체해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으며, 내년 전략 또한 보수적으로 짜는 실정이다. 제품도 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제품 라인을 보강한다거나 일부 브랜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문점 시장도 내년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 각사의 전략도 획기적인 개선안을 내놓기 보다는 ‘내실위주’로 잡고 있다. 다만 그동안 전문점 관리에 힘써온 엔프라니나 로제 등은 내년 시판 시장에도 전력투구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전략짜기에 한창이다. 로제는 십장생 브랜드에 사세를 걸고 총력을 기울이며 전문점과 직거래, 전문점의 호응을 얻고 있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대안 방판 =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방판시장이 포화상태라고 말하고 있으나 현재 각 회사들은 시판 시장이 최악의 국면으로 수익성이 더욱 나빠지기 전에 새로운 유통경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직판은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각 사는 직판 매출액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올들어 매출은 작년보다 줄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방판은 타유통 경로보다 조직이 안정적이며, 제품도 백화점 제품수준의 비교적 고가로써 수익 관리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애경은 이미 스위스 브랜드를 갖고 방판 시장에 진출했고 나드리도 역시 스위스 브랜드인 주베나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한결같은 고민은 당장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방판사업 특성상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몇 년의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 시장이 무르익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점에 치중해온 로제가 내년부터 방판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제는 이미 6년 전 방판에 진출했으나 최근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이영건 이사를 영입하며 내년을 ‘방판 제2원년’으로 삼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대리점을 모집하는 등 전국영업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이사는 “방판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만큼 내년 1분기에는 홍보와 정책설명을 중점적으로 하고 2분기에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경쟁사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정책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312호 기사)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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