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이남기)가 화장품 제조사와 인터넷 쇼핑몰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업체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업체는 자체 생존 방안 위주로 대안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일부의 소문처럼 제조사를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쇼핑몰업체 모임인 사이버코스메틱연합회(회장 민경진·이하 사이버연합회)는 지난 18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최근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에 관한 사이버연합회의 입장을 전달했다. 사이버연합회 대표로 민경진 회장과 정달화 정책위원장은 화장품 유통에 관한 제조사측의 불공정한 거래 행위와 인터넷 쇼핑몰업체의 합법적인 판매 방법에 대해 상담했다. 이 자리에서 사이버연합회는 공정위의 제조사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불공정 자료가 입수되는 즉시 제출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사측의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와 판매지역 거리제한, 가격 담합 행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사이버연합회의 이런 협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이버연합회는 인터넷 쇼핑몰이 제조사와 동반자적인 관계라는 점과 불공정거래 행위의 자료를 구하는 것이 시간적, 인력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만큼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한 사이버연합회가 탄생한 지 불과 반년도 안 된만큼 결집력의 약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이버연합회 민경진 회장은 “제조사 없이는 인터넷 쇼핑몰도 없다”며 “공정위에 내방한 것은 제조사측에 던진 일종의 경고”라고 말했다. 민 회장은 “이번 내방은 이보다는 인터넷 쇼핑몰업체의 합법적인 운영 방식을 상담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었다”고 덧붙였다. 사이버연합회는 내방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업체의 최대 현안인 ‘소비자권장가’ 표시 문제는 일단 ‘시중유통가’ 표시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권장가가 OP제에 위배된다는 공정위의 경고에 따라 시중유통가로 변경해 표시한다는 것. 여기서 시중유통가는 오프라인상에서 60일 이상 판매한 가격을 증명할 수 있을 경우 사용 가능하다. 한편, 5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사이버연합회는 최근 불공정거래행위 조사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강경한 목소리는 제조사의 불공정 행위를 온라인상에서 여론화시키자는 것. 화장품 전문 사이트의 회원수만 합쳐도 수백만명이기 때문에 초기화면에 팝업창을 통해 제조사측의 불법 행위를 알리자는 주장이다. 중도파는 공정거래법에 의지해 법적으로 해결하자는 부류다. 공정위에 제조사측의 불공정거래 행위 자료를 제출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견이다. 가장 현실적인 온건파는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풀려고 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 화장품 유통의 한 축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제조사와 의견을 개진하며 유통 마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한다는 것. 공정위의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에 자료 제출 여부도 곧 있을 사이버연합회의 모임에서 어떤 부류가 힘을 얻냐에 따라 결정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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