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 영업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메이커의 가격 안정화 정책과 전문점의 무리한 경쟁을 막기 위해 최선의 대안으로 주목받던 거점 영업이 시판시장이 과열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상권 전문점은 거점 브랜드를 취급하다 매장 이미지를 적잖게 훼손받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거점 영업은 상권별로 특정 전문점을 선별·거래함으로써 가격 경쟁을 피하고자 도입된 정책. 경쟁 매장마다 제품을 달리해 무리한 가격 할인에 의한 충돌을 방지하고 메이커와 전문점 모두 윈윈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거점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범용 영업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거점 영업이 경쟁이 치열한 일부 상권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P사장은 “거점 브랜드라고 해봐야 이 매장 저 매장 다 있는데 그게 무슨 거점 브랜드냐”고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다. P사장에 따르면 메이커에서 거점 제품이라고 해서 거래를 시작했지만 막상 판매를 시작하고 보니 얼마 있지 않아 인근 매장에서도 그 제품을 취급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대구 뿐만 아니라 부산 서면 상권과 서울의 강남 상권 등 전국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인근 전문점끼리 감정적인 갈등이 심한 곳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해 메이커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거래점을 한정하고 제품 유출을 사전에 방지해 유통망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문제의 본질은 경쟁 전문점과 감정적인 마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문점이 특정 거점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인근 경쟁 전문점이 대리점이나 도매상, 타지역 전문점을 통해서라도 해당 제품을 구하게 된다. 이렇게 구한 제품은 20∼30%까지 할인돼 경쟁 매장의 이미지 훼손 용으로 사용되는 것. 할인 걱정 없이 거점 제품을 판매하던 전문점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고가 프리미엄급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 중 일부는 환불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메이저급 범용 제품이 가격 할인의 희생양이 된데 비해 최근에는 거점 제품이 경쟁의 주요 무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거점 영업을 하고 있는 한 메이커의 관계자는 “지금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점 영업의 부작용은 전문점간 출혈 경쟁의 피해물”이라며 “대부분의 전문점이 윈윈 마인드로 상호 협조 속에 운영되는 만큼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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