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 작은 방

신설동 작은 방에서 떠올린다 아주 오래 전

싼 값에 대량으로 비디오테이프를 처분하던 한 점포

허름한 저녁을 먹고 수화기 너머로 연휴 잘 보내라고 가짜 인사를 몇 통 띄운다

다시 찾아온 비디오 매장, 신설동 방보다 행복하다 첨밀밀의 장만옥을 본다

삼류 호러물 같은 ‘비욘드 퓨처’ 표지가 흥미를 끈다 일그러진 얼굴, 불타오르는 기둥

매장에서 일하는 여자는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구석구석을 다니며 그를 감시한다

문을 열고 나오며 중얼거린다

‘저 너머가 궁금하지 않다. 나는 미래가 되기 싫다.’

글, 사진 이원식기자 wslee6@geniepark.co.kr

이원식 기자  wslee6@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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