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발한 테러가 태평양을 건너 국내 화장품 시판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러 초기 전문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분하던 의견은 일단 ‘매우 나쁘다’는 쪽으로 결과가 난 것으로 보인다. 여름 비수기가 끝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점 매출이 꽁꽁 얼어붙어 녹을 줄을 모르고 있다. 각 업체에서 가을 성수기를 맞아 출시한 신제품들도 전문점 매장대에 그대로 쌓여 있다. 화장품은 내수업종으로 분류돼 9·11 테러 이후에도 주가가 올라가는 등 테러와는 무관한 업종으로 치부됐다. 오히려 테러 혜택을 볼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놓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실제 태평양의 경우 9월 11일 86,300원이던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타 10만원을 넘으며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테러와는 무관한 움직임을 보였다. LG생활건강도 23일 현재 테러전에 비해 1,850원이 오른 27,650원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코리아나 또한 현재 종가가 380원이 오른 4,18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주가의 흐름을 통해 전문점 경기도 양호하지 않겠냐는 추측에 대해 전문점주의 답변은 단호하다. “꺾여 있는 매출 곡선이 다시 오를 생각을 않고 있습니다. 여름 비수기에 비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어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지 모르겠습니다.” 건대 상권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S사장의 말이다. 상도동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Y사장도 마찬가지다. Y 사장은 “미국에서 테러가 있고 난 뒤에 실물 경기가 너무 나빠졌다”며 “시기상으로는 성수기인데 손님들이 늘어나지를 않는다”고 불평했다. 이렇게 전문점 경기가 어려워진 것은 소비 심리의 위축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테러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경기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는 풀이다. 특히 아직까지 화장품을 사치품으로 여기는 풍토가 남아있어 테러 이후 전체적으로 객단가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전문점주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은 과거 전쟁 후 뷰티산업이 활성화됐다는 통계다. “옛부터 전쟁이 끝나고 나면 뷰티 산업이 급신장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번 테러와의 전쟁이 언제 끝날 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에는 분명 화장품 산업이 성장할 것입니다. 그러면 전문점 경기도 나아지겠죠.” 건대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S사장의 말이다. -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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