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원식 기자] 현행 정부 제도로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의 안전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 성분 등 유해물질이 함유된 화장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의 허술한 판매차단시스템으로 인해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인 CMIT/MIT 가 포함된 화장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식약처 위해화장품 판매차단시스템 시범사업’에 따르면, 올 6월 28일부터 시행된 시범사업 결과 식약처의 위해화장품 판매차단시스템을 통해 회수명령 조치를 받은 화장품은 총 59품목(수입 42품목, 제조 17품목)이었다. 이 중 CMIT/MIT가 함유된 화장품은 37품목으로 대략 25만개가 이미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 보건복지위 소속 기동민 의원이 7일 국감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들이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실제로 10월 4일 대형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CMIT/MIT 물질이 함유된 화장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며 관리당국의 허술한 판매차단시스템을 지적했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 9월 8일 유통 화장품 보존제 사용기준 준수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유통중인 화장품 제품에 대해서는 수거·검사등을 통해 안전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한 일부 유통사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위해 통보 받은 화장품이 버젓이 유통·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기 의원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유해 화장품 차단을 위해 허울뿐인 판매차단시스템 시범사업이 아닌 유통망의 구조적 개선, 수입·제조된 화장품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통해 유해 화장품 유통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의원(국민의당)도 식약처 보고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 보건복지부 자료인 ‘화장품 제조·판매업자의 생산실적 미보고 과태료 처분업체’를 분석하고, 화장품업체 6422곳 중 생산실적 보고는 4983곳뿐이며, 제조·판매업자의 생산실적 미보고 시 과태료는 50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과태료를 받는 업체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자들이 화장품 원료목록을 보고하지 않으면 50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토록 하는 현행 제도로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감독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식약처가 조사를 실시한 CMIT·MIT 성분 함유 2469품목도 업체가 제출한 원료목록으로 만 선정했기 때문에 업체에서 제출한 목록에 미원상사의 원료 성분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김순례 의원(새누리당)도 식당용 물티슈에 포함된 화학물질을 정부당국이 관리하지 않아 국민건강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현재 화장품 관리기준에 따라 물티슈에는 가습기살균제 물질이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이 식약처 입장이다.

김 의원은 그러나 “실제 식당용 물티슈는 식약처가 아닌 보건복지부의 ‘공중위생관리법’으로 관리되고 있어 식중독균 등 세균검사만 할 뿐 어떤 화학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는 식약처에서 선제적으로 복지부와 협의해서 규제하고 대응했어야 한다”며 연말까지 관리체계를 식약처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 손문기 식약처장은 화장품이 CMIT/MIT 성분의 사용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임을 밝혔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이날 “의약외품이나 화장품에 CMIT/MIT 성분 사용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지속 점검해 국민안전이 최우선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정부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며 특히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우선 조사를 실시해 유해물질 사용실태를 파악, 위해가 우려되는 경우 해당제품을 회수하고 제품명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식 기자  wslee6@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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