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웰빙(well-being)이 우리 일상사의 모든 부분에 파고들어 대세로 자리매김 한 듯하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니어서 온통 ‘천연’, ‘유기농’, ‘자연’ 등의 문구로 가득 차 있다.
소비자들에게, 마치 기존의 화장품은 화학물질이라 몸에 바르면 해롭고 화학물질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것만이 좋은 것인 양 소개되고 있다.
이것은 일면, 옳은 측면도 있지만 옳지 않은 측면도 있다. 자연산 또는 천연이면 무해(無害), 무독(無毒)한 것처럼 생각하고, 알레르기나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다.
자연산이면 안전하고, 합성이면 위해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어떤 특정 생선이나 과일의 성분이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이 되기도 하고, 흔히 보는 봄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도 대표적인 알레르기 물질이지 않은가?
독버섯, 독풀, 복어의 독 등도 자연산이지만 인체에 치명적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가 몸에 해롭다고 알고 있는 타르색소도 따지고 보면 석유의 부산물로부터 나온 것이니 기원은 천연물이라 할 수 있다. 천연물이 비용이 많이 들고 구하기 어려워 간편한 합성물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많이 있으니 이를 합성이라고 외면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먹을 수 있으니 안전하다?
가끔 TV를 보면 “먹어도 몸에 좋은 것을 피부에 바르니 피부에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얼굴에 바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언뜻 맞는 말인 듯 들리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피부가 위장보다 더 예민할 수도 있고, 먹어서 아무 탈 없는 성분이라도 피부에 바르면 자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화장품이라구요?
요즘은 기능성 식품, 기능성 속옷 등 ‘기능성"이란 말이 유행이다. 화장품에도 기능성화장품이 있다. 미백화장품, 주름개선화장품, 자외선차단화장품, 이 세 가지가 그것이다.
기능성화장품은 식약청에서 심사하여 그 기능을 인정해준 제품이다. 그런데 ‘아토피’니 ‘슬리밍’이니 하면서 기능성화장품을 들먹이면, 이건 아니다. 아토피나 슬리밍은 식약청에서 기능성을 인정해 주는 효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날로 화장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화장품에 거는 소비자들의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화장품은 적절히 잘 사용하면 피부를 보호하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며 인체에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화장품은 화학물질이니 바르면 안 된다고 멀리 하거나 너무 맹신해서도 안 된다.
다만 화장품에 거는 과도한 기대로 인해 특별한 화장품을 찾게 되고, 그로 인해 화장품에 대한 불신까지도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화장품은 화장품일 뿐이다.”라고 외치고 싶을 때가 있다. (525호 5면)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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