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프라니가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엔프라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재고 정리를 단행, 몇 년 동안 유통라인 곳곳에 쌓여있던 재고를 모두 처분했다. 금액으로 어림잡아 200억 정도.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과 매출 위축을 감수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고육책이었다. 신뢰 영업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택아닌 필수였다. 유희창 대표는 지난해 여름인가에 영업 일선 책임자들에게 이실직고할 것을 당부했다. 지금 대리점 전문점 인터넷 홈쇼핑 마트 등에 깔려있는 재고가 얼마나 있는 가를. 여기 저기서 몇억 십몇억 등 슬금슬금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이 재고가 몇 년째 매출로 잡혀있는 허수다. 유 대표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했다. 이 재고를 안고 가는 것은 결국 엔프라니의 영업 뿐아니라 경영 전반을 위협하는 독약으로, 단번에 털어내 한번 쇼크로 그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오너를 설득해 실행에 옮겨 이젠 거의 재고 제로에 육박했다. 일부 인터넷 쪽이 정리가 덜 됐다고 한다. 엔프라니의 이러한 ‘새옷입기’ 전략은 재고 털어내기뿐 아니라 영업 행태의 대폭적인 변화에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엔프라니는 최근 전문지 광고를 통해 특이한 대리점을 모집하고 있다. 무자본 무점포 무재고 무배송 대리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화장품 영업 경력자를 뽑고 있다. 이는 대리점을 모두 없애는 대신 몇몇 전문점을 관리할 수 있는 대리점 아닌 직거래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이들은 전문점 관리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이는 대리점이 갖고 있는 많은 재고, 유지비용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관리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게 된다. 유 대표는 묵은 먼지를 털어내면서 함께 관리 비용을 대폭 줄여 왔다. 자신의 회사 승용차 운전기사를 없앴고 자신은 지방 출장때 열차를 이용했다. 경리직원도 2명으로 유지했다. 1년이 지나 주변 권유를 물리칠 수 없어 운전기사를 다시 두고 전표 철 할 시간도 못 냈던 경리직원은 한명 늘렸다. 유 대표는 비장의 카드가 하나 있다. 놀라운 효능의 주름개선 성분을 발견한 것. 국내보다는 미국에 먼저 알려져 있고 상품화 과정을 남겨 놓고 있다. 식약청 승인이 나오는 대로 어떻게 하면 멋지게 화끈하게 알릴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522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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