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당국의 승인절차를 내년 봄까지 끝내면서 확정될 두 회사의 합병은 세계 향수 및 조미 원료업계의 판도를 하루아침에 뒤엎어 버리는 것이어서 지구 곳곳에 커다란 파급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향수의 원료와 식품용 조미 원료를 생산 공급하는 업계는 지금까지 피머니쉬, IFF, 심라이스, 지보단 및 퀘스트의 5개사가 세계 시장을 주도해 왔다.
연매출 12억3000만 달러의 피머니쉬와 11억4000만 달러의 IFF에 이은 3위급의 지보단은 11억3000만 달러의 매출규모였는데 업계 5위로 5억5000만 달러 매출 규모인 퀘스트의 것을 합칠 경우 단숨에 업계 최상위에 오르게 된다. 업계 4위의 심라이스는 7억6000만 달러의 매출 규모.
특히 지보단은 그동안 향수 원료 공급 시장에서 선두적 위치를 차지해 왔는데 앞으로는 더욱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식용 조미원료 시장에서도 퀘스트의 힘을 고스란히 새로 얻게 됐다.
다시 말해 향수는 말할 것도 없고 샴푸, 세제, 식품 및 음료 등 광범위한 일용 제품 원료 시장에서 지보단은 최고, 최대의 막강한 힘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지보단과 퀘스트 연합 팀의 영향력은 그리고 지구 곳곳에 고루 미칠 것이 분명한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보단은 애초부터 동업계 타사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고 커 온 회사.
본사가 네덜란드에 있는 100년 역사의 퀘스트 역시 기구한 역정을 겪었는데 최근에는 유니레버에 팔렸다가 다시 영국의 ICI에 넘어 갔고 이번 지보단에 또 넘겨진 셈이다.
국제 관련전문가들은 지보단과 퀘스트의 합병이 세계 화장품 제조업계 관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 화장품 제조회사들은 원료 공급회사들을 제한적으로 거래해 왔는데 이것이 변화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리고 향수 및 조미원료업계의 인수 합병이 이 정도로 끝날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
지보단이 선수를 쳤을 뿐 경쟁사들의 자위 와 공세적 조처는 앞으로 시간문제일 뿐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보단의 노그 비트머회장 자신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보단은 전통적으로 내부 이익 증대에 집중하는 한편 가치 증진을 위한 합병 기회를 놓치지 않으므로 업계 통합을 선도해 왔다.
태풍 전야의 이런 정적 과 평화가 화장품 제조회사들의 입지 와 교섭력을 유리하게 해 줄 수도 있다는 해석도 그래서 나온다.
지보단은 최근 남성 향수 제조 판매에도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베스트셀러 중의 하나인 랄프 로렌의 폴로 더블 블랙 과 인기 연예인 브랜드인 신 콤스의 언퍼기브어블 등은 특히 요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주시장인 여성 향수분야에서 미흡했는데 퀘스트는 오히려 강했다.
세계 향수시장에서 지보단은 이래저래 모두가 눈치를 보거나 쳐다봐야 할 대상이 돼 버린 것이다. (517호 7면)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