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점이 할인관행을 못 벗어나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선진 전문점상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아직까지 과거의 할인점 형태로 운영을 하는 매장이 있어 인근 전문점의 눈총을 따갑게 하고 있는 것. 최근 부산의 경성대 지하상가에 오픈한 L전문점의 경우 이런 할인점의 폐단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 전문점의 경우 단순한 가격 할인이 아니라 ‘골라골라’식의 무작위 할인 판매를 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L전문점은 국내 주요 메이커의 제품을 다량 구비해 노마진으로 판매를 하고 있는 중이다. 겉으로는 오픈 이벤트 형식을 띄고 있지만 주위 상권의 피해는 적지 않다. 부산 경성대 상권의 경우 이미 포화상태로 신규 전문점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곳. 우격다짐식으로 이곳에 매장을 오픈한 L전문점은 ‘싼 곳’이라는 매장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위해 이런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L전문점은 매장 입구에 바구니를 두고 클렌징, 젤 등을 품목별로 나누어 무더기로 쌓아놓고 그 앞에서 한 직원이 박수를 치며 확성기로 “폭탄 세일, 골라 가세요. 진짜 쌉니다”를 외치며 판매를 하고 있다. 외형상으로 매장의 인테리어와 진열은 깔끔한 편이지만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진짜 싸구려’집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근 전문점에서는 그곳으로 인해 가격이 무너져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경성대 근처에서 전문점은 운영하는 H사장은 “멋 모르고 소비자에게 제값받고 판매하다가 ‘사기꾼’ 소리를 들었다”며 “가격이 무너져 상권 전체가 피해를 받는 것은 물론 전체 화장품 전문점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경성대 상권을 관리하고 있는 한 메이커의 관계자는 “제품을 공급받기 전에 가격을 무너뜨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저런 식으로 판매를 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얼마나 실추되겠냐”며 제품을 공급한 것을후회하고 있었다. 서울 신림 사거리의 한 매장에서도 한 남자 직원이 매장 앞에서 박수를 치며 “원가로 판매하고 있으니 빨리 들어오라”며 호객 행위를 해 인근 전문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신림 사거리의 경우 무리한 가격 할인 경쟁으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제는 속칭 ‘다다구리’(손발로 소리를 내고 입으로 외치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가 등장해 신림 전체 상권의 이미지를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제는 전문점들이 말 그대도 보다 전문화되고 고급화되어야 할 시점인데 이런 ‘다다구리’식의 구시대적인 판매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해당 매장 뿐만 아니라 전체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런 식의 저급한 판매 방식은 결국은 매장 이미지를 실추시켜 고객을 떠나게 한다”며 점주의 반성을 촉구했다. <최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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