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판매 금지법에 글로시박스도 해당되는 건가요?”
“다음 달부터는 겟잇박스를 구매할 수 없나요?”

매달 여러 브랜드의 화장품 샘플을 박스에 담아 판매하는 일명 ‘시크릿 뷰티박스’ 업체들이 고심에 빠졌다. 2월 5일부터 시행된 개정 화장품법의 샘플 관련 조항 때문이다.

개정 화장품법에 따르면, 판매 목적이 아닌 제품 홍보와 테스트를 위해 만든 화장품 샘플은 무상 제공이 가능하나 돈을 받고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형을 받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화장품 샘플은 본래 본 제품을 사용하기 전 테스트를 위해 사용하라는 취지인데 이를 돈을 받고 판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인 것”이라며 “시크릿 뷰티박스도 샘플을 이용한 서비스 개념이라고 하지만, 샘플을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예외는 없다”고 못 박았다.

시크릿 뷰티박스 업체들은 샘플 판매가 안 된다면 판매 가능한 정품 미니어처를 박스에 담는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제공한 샘플들도 제조사에서 직접 구매해 유통과정이 확실한 제품이라 유통기한 불확실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이번 개정 화장품법과는 무관하지만, 일단 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겟잇박스 관계자는 “그동안 샘플과 정품 미니어처를 병행해 발송했다면 이제는 정품 미니어처만을 박스에 담아 판매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른 가격 인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

글로시박스도 같은 입장이다. 글로시박스 관계자는 “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판매 가능한 정품 미니어처만을 발송할 계획”이라며 “사업 진행엔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화장품 업체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정품 미니어처만 취급할 경우, 수천 개에서 만 개 이상을 오가는 제품 수량을 맞출 수 있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는 의견이다.

모 업체 관계자는 “30ml 등 소용량 제품을 협찬하라는 것인데, 아무리 소용량이라고 해도 정품 물량을 수천 개 이상 맞추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크릿 뷰티박스들이 색조가 약한 이유는 샘플 생산을 하지 않는 색조 브랜드에서 정품 협찬을 꺼렸기 때문”이라며 “정품 미니어처만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은 환영하겠지만 업체의 참여를 이끌긴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보라 기자 bora@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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