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피해가 화장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는 중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국내 제품들의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5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30% 이하로 매출이 급락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특히 중국 북경지역에는 매장의 발길이 뚝 끊겨 화장품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또한 현지 관계자들은 상해 등지는 북경보다는 아직 사스 영향이 덜 해 매장을 찾는 고객이 있지만 시민들이 거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화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화장품 판매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류’열풍으로 LG생활건강 화장품이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올 초 2003년도 매출 목표를 휠씬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스의 영향으로 매출 목표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5월 중순 현재 4월 대비 30% 정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각한 매출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일본, 홍콩 등의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장과 명동 일대의 전문점의 매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면세점 전용 브랜드인 ‘한삼수’는 동남아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5월을 접어들면서는 매장을 찾던 관광객이 70% 이상 줄면서 사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공항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4월 매출이 30% 정도 급감했지만, 5월 들어서면서 다소 진정되면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일대에서 동남아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점들은 평균 50% 이상의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관광객은 90% 정도, 중국 관광객은 50% 이상 줄어들면서 매장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점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 보따리 상인들이 들어오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중국 현지에서 마스크 착용 등으로 인해 화장품 수요가 없어 사스가 진정되더라도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스는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여행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계절이어서 점차 매출은 회복될 전망이지만 업계에 미치는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335호 5면) - 신연종 기자 samsam21@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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