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의 주가 폭락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물론 타 업종도 마찬가지다.
일시적인 반등 현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화장품업체는 실적이 받혀주는 안정적인 업종으로 분류, 지금처럼 불황기에 오히려 유망한 종목군으로 추천하고 있다. 화장품업체의 주가에 대해 살펴본다.
화장품 산업은 주식시장의 섬이다. 하나의 테마를 이루며 종목군으로 형성이 되지 못해 주식시장에서 소외돼 있다.
대부분 제약이나 화학에 묶여 제 성격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시장이 4조를 넘어서며 증권거래소에 상장됐거나 코스닥에 등록된 기업만 해도 9개사에 달하는데 왜 이토록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을까.
화장품 산업이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가총액이 큰 업체의 부재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은 태평양과 LG생활건강 정도. 코스닥에서 종종 인기를 끄는 코리아나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3개사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의 규모가 토대가 돼야 증권사나 외국인의 투자 대상에 포함될 수 있고 그래야 주목을 받는데 아직까지 화장품은 그러기에 업체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 개인 투자자의 대상으로는 거래상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화장품업체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현재 화장품 관련 종목의 PER(주가를 주당순이익(earning per share:EPS)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은 평균 6~7배 정도. 높게 평가하더라도 10배에 불과하다.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이다.
화장품업체가 실적 위주로 건실한 기업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점이 주가에 잘 반영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화장품 산업의 특징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화장품업체가 대체적으로 보수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다보니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 더욱이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하기 때문에 장을 이끌 만한 재료가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지금 같은 대세 하락장에서는 오히려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화장품 산업이 수출보다는 내수 위주의 산업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 등 외풍으로 인한 폭락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내수 중심 중목으로 눈을 돌리는 것. 실제 화장품업종은 그동안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들의 주가 흐름과 밀접한 연관을 보여왔다.
또한 화장품업종의 계절적 성수기인 가을에 접어들고 있는데다가 곧 있을 2/4분기 실적 보고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로 영업을 해온 화장품 업체들의 경영 방식이 비로소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걸을 정도로 주식 시장이 위험한 상황 속에서 화장품 관련업종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INTERVIEW-------------------[서울증권 화장품담당 강희승 연구원]
“화장품업종 안정적 투자자에게 안성맞춤”
“화장품업체는 너무 변화가 없습니다.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탓에 주식시장에서 소외되곤 합니다.”
서울증권 강희승 연구원은 화장품업체들이 주가관리에 있어 너무 실적만 중시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견실한 실적이 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것. 투자자들은 미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보수적인 영업 방식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성급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화장품만큼 안성맞춤인 것이 없죠.”
화장품을 전담한 지 2년째 된다는 강 연구원은 화장품이 투자 대상으로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적 위주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이 단점이면서도 장점이라는 것. 하지만 최근에는 화장품업체도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고 귀뜸한다.
“태평양이 아모레퍼시픽으로 수출 전략을 꾀하는가 하면 한국콜마는 제약공장을 가동하고, 코스맥스는 인터코스와 제휴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들을 보입니다. 이런 움직임들이 화장품업종의 전반적인 평가를 상향 조정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등 세계적인 불경기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는 강 연구원. 그는 불황기일수록 화장품 등 실적 위주의 종목이 힘을 발휘할 것이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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