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대리점의 방판 전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유통가에 따르면 일부 시판 대리점주들이 최근 시판경기의 악화로 경영난에 봉착하자 기존 시판사업을 방판으로 돌리거나 시·방판 병행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또 일부 업체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시판시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그리고 제품난립, 가격질서 붕괴 등의 악재로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 시판대리점은 저마다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고 일부에선 대리점 운영권을 본사에 반납하면서 업종변경을 서두르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판 대리점 사장들은 자연스럽게 방판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방판전환을 고려중인 대리점들은 한결같이 지금의 시판대리점 수익률로는 도저히 운영을 계속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각종 덤과 판촉물지원으로 대리점 판매마진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방판대리점은 별도의 판촉물지원 없이도 35%선까지 마진을 챙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이같은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방판시장규모 확대로 예전에 비해 방판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크게 나아졌고 최근 방판사업에 진출한 중견업체의 대리점 확보경쟁이 확대되자 이에 편승해 방판대리점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 구리에서 대리점을 운영중인 한 사장은 “일부 메이커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시판대리점을 타깃으로 방판대리점 전환을 적극 권유에 나서고 있다"고 전제한 뒤 “다소 모험이 뒤따르지만 화장품을 취급하는 업종이란 면에서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수익률도 좋은 편"이라며 대리점 전환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실제로 몇몇 방판업체는 자사 방판사업팀을 동원해 방판대리점 전환에 따른 직간접적인 지원정책을 설명하는 등 시판대리점의 설득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선 적어도 50개 정도의 대리점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양측간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면서 방판대리점 전환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시판과 방판 시스템상 양쪽을 공유하거나 전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방판사업은 곧 교육사업이라고 할 만큼 조직관리와 사원모집이 중요한데 몇 년간 전문점영업만을 해왔던 시판대리점주들에게 녹녹치 않다는 것이다. (328호 6면 기사)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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