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 사이에 최근 머리 염색이 자기표현 수단의 하나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염색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가 다양한 색상 개발을 통해, 아시아 시장 개척 확대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 통산성자료에 의하면 염모제 출하액은 지난 2001년 말 현재 1110억엔에 달하는 등 10년 전에 비해 무려 배가 불어났다. 1200여 회원들 대부분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한 일본 머리염색 협회 슈샤쿠 호시이 회장에 의하면 미용실 방문 고객 5명 중 4명이 머리염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통계에 의하면 10년 전만 해도 10명의 고객 중 고작 2명만이 머리염색을 했다. 관계자들에 의하면 머리염색에 대한 사회통념 또한 변해 회색 등 원치 않는 머리 컬러를 감추기 위해 검정색 중심으로 염색해 오던 부정적인 관념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최근의 일본 소비자들은 머리 염색을 자기표현 내지는 자아개발의 편리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어 머리 스타일을 바꾸듯 머리 색깔의 변화까지도 추구한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표적 기업 중 하나인 재팬 에어라인은 연한 색깔만을 조건으로 승무원들의 머리염색을 용인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일본 소비자들의 이러한 취향 변화는 단순한 색깔의 염모제보다는 다양한 염색제의 수요를 자연스레 요구하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염모제 생산업체들과 미용실에는 새로운 색상을 찾는 소비자들의 전화와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프랑스의 로레알 화장품계 일본 회사인 니혼 로레알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20∼30대를 상대로 한 14가지 색상의 로레알 파리 페리아 3D 시리즈를 이미 2000년 가을에 출시, 최근 시장에서 히트치고 있다. 여름시즌을 공략한 페리아 3D 시리즈의 성공에 고무된 니혼 로레알은 지난 6월말부터 보라색 등 보다 미묘한 색상 계열의 크리미 넛츠를 새롭게 출시해서 최근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머리염색약 시장의 약 40%를 지배하고 있는 나고야 소재의 호유 컴퍼니는 일본의 머리염색약 시장에서 여성용 제품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2001년 말 현재 매출이 383억 엔에 달한 호유사는 10년 전에 비해 배가 넘는 매출증가를 기록하고 있고, 일본 여성의 70∼80%가 머리염색을 하는 것으로 파악,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호유사는 여성용 염모제보다는 남자용 검정색 염모제 개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는 신제품은 지금까지 2개의 용기에 담아 쓰기 직전 혼합해 사용하던 방식을 하나로 통합,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머리 손질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거부하는 남성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호유사는 현재 제품 개선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머리염색 생산업체들이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는 또 하나의 과제는 아시아 시장 개발과 진출 확대이다. 특히 시세이도의 경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여성용 화장품 판촉과 함께 남성용 염모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 회사들이 화장품과 패션 산업 분야에서 아시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자국인 일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후 자연스럽게 아시아 지역 진입을 전개한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295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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