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지난 8월10일 전격 발표함에 따라 화장품 등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주간코스메틱 정부재 기자]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함에 따라 화장품 특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2023년 8월 10일 한국, 미국, 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드 보복•코로나 19 등 악재로 지난 6년여 동안 묶여있던 단체관광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유커(遊客, 중국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커 컴백 소식에 그동안 중국 관광객 관련 비즈니스 비중이 높았던 화장품•면세점•여행 업계를 중심으로 유커 맞이 준비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화장품 빅2도 일찌감치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면세채널 프로모션 강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면세점과 홍대 상권 주요 매장과 유통채널을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주요 유통사•여행사와 연계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연계 상품개발,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공항 면세점, 제주•수도권 등 관광객 주요 방문 지역을 중심으로 대표 브랜드 제품을 집중 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중국어 기반 VMD/홍보물 업데이트 강화 등 관광객 대응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 VMD강화 쇼핑편의 제공

LG생활건강은 유커귀환에 대비해 매장 VMD를 개선하고 중국어 리플렛을 준비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제공하고 유통사와 구매 금액별 추가혜택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새롭게 리뉴얼된 후, 숨, 오휘 등 간판 브랜드 신제품 위주로 고객유형별(개인자유여행객, 단체관광객, 다이궁) 맞춤형 품목 패키지와 함께 중국어 카운슬러를 면세점 등 셀링 포인트에 전진배치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니스프리, 주요상권 브랜드 노출 확대

이니스프리는 유커 방한 관련 명동, 홍대, 코엑스 등 외국인 주요 상권에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외국인 상권 특화 프로모션 및 구매 증정 사은품 등의 혜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외국 고객들이 브랜드 및 제품 정보와 프로모션 혜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중·영문 안내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유커선호 판촉물 준비

네이처리퍼블릭은 매장 연출물•포스터 등 각종 POP에 중국어 버전을 보강하고 대량구매 고객을 위한 대형 여행용 가방 등 중국 고객들에게 선호도가 높았던 판촉물들을 구매단위 사은품으로 구비할 예정이다.

또 시트마스크, 수딩젤 등 해외 스테디셀러 품목들을 묶음 진열로 포장, 판매하고 중국 현지의 관광예약 채널 및 국내 명동 등 소재 관광안내소에 자사 브랜드를 노출하는 등 방한 관광 패키지를 통한 고객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방한 관광 패키지 고객유치 총력
면세점도 이번 유커귀환 특수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 허용에 따라 유커 유치를 위해 여행사, 항공사 등과 손잡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고 고객 쇼핑 편의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진행하기 어려웠던 중국 북경과 상해 등 주요 도시에서 로드쇼 행사를 개최하는 등 현지 마케팅 활동 강화하고, 에이전트와 함께 면세점 쇼핑코스가 포함된 방한관광 패키지 등을 제작해 고객을 직접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중국 고객 유치 채널 확대를 위해 인바운드 여행사와 우호적 관계 형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와함께 對 중국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페이먼트 시스템과 연계한 할인 및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고객편의를 위해 단체버스 주차장에서 면세점 매장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는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를 2022년 3기 추가 설치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단체관광객이 끊기며 실질적인 활용은 하지 못했지만 중국 단체관광객이 들어오게 되면 본격 운행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그동안 동남아, 일본인 고객에 집중됐던 롯데면세점 모델 팬미팅, 콘서트 등도 중국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면세업계에 단체비자 허용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으로, 중국의 중추절 연휴가 있는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이 활성화 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일본에서 도쿄 긴자점, 오사카 간사이 공항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롯데면세점 일본 사업 매출 중 중국인 매출비중은 90%에 달한다.

프리미엄 여행 상품으로 체질개선

여행업계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나투어는 유커 귀환에 대비해 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여행프로그램을 다각화하고 중국 현지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단체 관광 대부분이 일반 중저가 패키지 상품에서 벗어나 제값받고 제대로 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드보복과 코로나 19로 중국 단체 관광이 전무한 상태에서 유커 귀환이 여행업계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중국 현지 관광객 모집부터 방한하는데 최소 한달 이상 시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 증가는 9월말 이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 모집 과정에서 사드와 코로나 19를 겪은 지난 6년 동안 국내 숙박비, 차량, 인건비 등 물가상승 압력 등 중국 단체 관광비용이 인상된 만큼 이들 갭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숙제.”라며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으로 관광객을 무조건 많이 유치하기 보다 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제대로 가격받고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국 여행과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체질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저가 중국 단체관광 상품 대부분이 수도권 외곽 모텔급 호텔에 머물면서 시내 관광과 사후면세점 쇼핑 등으로 한국 관광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전제하고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살려 향후 10년 한국 단체 관광 판도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도록 성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차분하게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단체관광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사드 이전과 같은 중국 관광객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악화된 한중 관계 때문에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리한 투자 금물 신중한 접근 필요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명동 일부 화장품 매장에서 벌써부터 유커들의 싹쓸이 화장품 구매에 대비해 대량 묶음을 지금부터 많이 만들고 있는 곳도 있다.”면서 “중국 경제상황이 안좋은 데다 단체 관광객 상당수가 경제력이 떨어지는 지방 소도시 사람들로 구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섣불리 매장공간을 확대하는 등 무리한 투자 보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 경제 최악 관광 활성화 미지수
또다른 관계자는 “유커 귀환은 분명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현재 중국 경제가 40년만에 최악의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단체관광이 과거처럼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라며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더라도 유커들이 한국보다 물가가 싼 일본으로 많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인 한국 단체 관광이 관광 목적보다 저가 쇼핑에 비중을 두고 추진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한국 면세점들이 가격인상과 함께 대량구매를 금지하는 등 면세점 경쟁력을 상실한 점도 방한을 꺼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재 기자  boojae@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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