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윤선영 기자] 화장품주의 끝없는 곤두박질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비롯해 특수를 누리던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20% 이상 급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종가 기준 19만 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10일 35만 6000원보다 46.49% 하락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5년 5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현 시총은 약 11조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2015년 7월 2일 약 26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화장품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한 LG생활건강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19일 LG생활건강의 종가는 107만 7천원으로 2018년 6월 20일의 연고점 149만7천원 대비 28.07%나 하락했다.

이달 초 대표 화장품주들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아모레G(-21.44%)를 비롯해 애경산업(-32.17%), 잇츠한불(-22.08%), 제이준코스메틱(-25.20%), 에이블씨엔씨(-25.89%), 토니모리(-24.56%), 한국화장품(-22.62%)등 대표 화장품주들은 20%를 넘었고 한국콜마(-13.10%), 코스맥스(-14.65%), 코스메카코리아(-14.47%) 등 주요 ODM사의 주가도 10%의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7.97%가 내린 점에 비추어 본다면 화장품주의 낙폭은 큰 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한류 특수를 타고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호황을 누린 화장품 관련주의 이와 같은 주가 하락 원인 중 하나로 미중 무역전쟁에 위안화 약세 또한 화장품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국인의 구매력과 여행 수요도 저하되고 있어 사드 사태 이전과 같은 중국 단체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끊기고 있는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상황 악화라는 이슈 외에도 또 다른 하락 원인의 하나는 따이공 규제를 꼽는다. 일명 중국 보따리상으로도 불리는 대리 구매 상인인 따이공들은 주로 면세품을 소규모로 거래하고 있다. 이들의 구매력과 활동 범위가 성장하다보니 이들 따이공에 대해 중국 정부가 규제 카드를 들고 나섰고 불법 판매 채널 단속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도입한다고 밝힌데 따라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에 따른 규제가 시행되면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위해 한국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제품을 구매했던 따이공은 허가를 받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유통, 화장품주 중국 관련 매출 비중(추정치) (자료 : BNK 투자증권)

지난 15일 발표된 BNK투자증권의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 비중은 39.5%, 아모레퍼시픽은 58%, 코스맥스가 48.3%에 달할 정도로 중국소비주인 화장품 제조, 유통사의 중국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BNK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중국 위안화도 달러당 7.0위안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위안/달러 환율이 7.0을 넘어서면 중국 경제에 대한 의심이 자본 유출로 이어질수도 있고 미국의 견제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위안/달러가 하락해 강세로 간다면 부진한 중국 경제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과 관련된 산업과 기업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국내 화장품주의 하락에 따이공 규제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화장품 따이공들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 시 등록이 필요한데 SAIC(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가 내년 1월 시작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글로벌 화장품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렸다.

윤선영 기자  ysy@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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