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되지 않은 어린이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어 부작용 등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이런 제품은 전문점을 통해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팬시점이나 문방구 등 비정상적 유통 경로를 거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초등학교나 중학교 인근 문방구에 여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제조사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성분과 효능도 명시돼 있지 않아 제품력을 확인할 길이 없다. 더욱이 기초화장품 뿐만 아니라 립스틱, 립글로스, 매니큐어, 마스카라, 향수 등 제품군이 다양해 어린이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들은 대체로 색상이 화려하고 디자인이 조잡해 어린이를 전문적으로 노려 생산한 제품으로 추측된다. 일부 제품은 만화 캐릭터까지 들어있어 이런 의혹을 짙게하고 있다. 여자 어린이들은 이런 유의 제품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일종의 유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용 화장품들을 단순한 장난감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최근에 불량 화장품 때문에 피부병이 발생해 찾아온 여자 어린이가 몇몇 있었다"며 “이런 제품들은 알레르기 반응이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고 지적했다. 국내 모 화장품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한눈에 보기에도 제품 상태가 불량해 보인다"며 “출처와 성분함량이 표시돼 있지 않은 이런 제품으로 인해 피부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실제 성인용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펄을 모방한 불량 제품으로 인해 각막에 피해를 입은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근 학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제품 판매업자에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만큼 감성에 호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인기와 주위 문방구와의 경쟁 때문에 시정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불량 어린이용 화장품의 판매가 위험수위인 만큼 행정당국에서 적절한 시정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57호 기사) -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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