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매장 프랜차이즈 도도클럽을 이끌고 있는 박종붕 대표이사는 아직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보다 매장 효율과 매출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동안 증권사 화학파트에서 일하며 화장품업체를 분석할 수 있었다. 복잡하고 낙후한 유통 구조를 보며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지 않았다. 가격이나 정책도 너무 흐릿했다. 다소 부정적인 것만 본 것은 아니고 뚜렷한 사계절이 화장품 수요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초저가를 시장 측면에서 보면 단기상황으로 보이지만 유통 변혁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아요.” 일단 초저가 기세 올리기에 나선다. “유통의 브랜드화도 화장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의류에도 있고 다른 업종에도 확산되고 있어요.” 유통 변혁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좀 더 들여다보면 가격 통제와 유통 변혁은 같은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초저가 매장은 가격 통제를 통한 유통 변혁의 수단이자 핵심이라는 논리.
40여 개 문을 연 도도클럽은 연내 80개까지 열고 내년 쯤 200개 정도가 최종 목표. 박 대표는 “이제 검증은 끝났다”고 호언한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그의 성격으로 미뤄보면 의례적인 큰 소리는 아닌 것 같다. 화장품 문외한이었던 박 대표에겐 초기 시행착오는 일종의 수업료.
그러면서 ‘지금부터 들어서는 매장은 수익이 날 수밖에 없다’고 못 박는다. 이는 계산을 거꾸로 하기에 가능하다. 즉 ‘매출을 얼마 올리겠다’가 아닌 ‘매출이 얼마 예상되니 매장 운영을 이렇게 해야겠다’는 것. 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매장별 수익 구조를 밝혀냈다. 박 대표는 중심 상권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효율의 원리에 어긋나기 때문.
초저가 후발 주자로서 고심이 많았을 텐데. “동업자 의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리고 도도클럽 고객 중엔 주부가 많고 기초제품이 잘 나간다고 들려준다.
홍콩에 지난 9월 해외 1호점을 내고 글로벌 전략의 전초기지로 삼았다. 당장 매출보다 상징성이 크다고 한다. “중국 본토에서도 관심을 갖고 개설 문의가 줄을 잇고 있어요. 우선 홍콩에 10여 개 매장을 낼 예정입니다.” 큰 매장보다는 효율 중심의 소규모로 낼 방침.
‘적정 투자 고수익’의 효율을 인터뷰 내내 강조한 박 대표, 기자에게 초저가 제품 꾸러미를 쑥스럽게 건네주었다. (409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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