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의 대형화 추세가 주춤하고 있다. 경기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방어 위주의 내실경영이 부각되고 있다. 리모델링을 통한 대형화 추세는 한동안 전문점가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전문점의 미래상이 대형화와 전문화로 갈피를 잡으면서 거세게 몰아쳤던 것. 그 틈바구니 속에서 경영난으로 폐업한 영세 전문점만 해도 부지기수. 전체 전문점의 수가 1만 3천개 이하로 줄어든 것도 이런 대형화 붐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 매장이 투자비에 비해 수익이 적어 재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적당한 규모와 제품 구색을 갖춘 중형 매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화 붐을 잠잠하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제품 공급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매장의 경쟁력은 대량 구매를 통한 할인과 각종 패키지 리베이트 등 제품 구매력를 통해 생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리점이 노마진으로 제품을 공급함에 따라 대형매장과 중형매장의 공급가가 비슷해지고 있다. 막대한 현금 보유력으로 도매상 거래를 하더라도 구입가는 대리점과 유사한 것이 현실. 대형 매장의 박리다매 전략에 착오가 생긴 것이다. 실제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매장은 엄청난 크기의 규모와 수만명의 고객을 자랑하지만 실제 마진은 얼마 되지 않아 인근 중형 매장보다 순이익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지역 한 점주는 올해 초까지 대형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 중형 매장으로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강서지역 한 점주도 대형 매장을 오픈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대형 매장의 약세는 최근 시판 유통 분위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색조 위주의 셀프셀렉션 보다는 기초 위주의 카운슬링이 강세를 띠면서 마트식의 대형 매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춘 중형 매장은 카운슬링을 통해 주력제품 판매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통 관계자들은 이런 중형 매장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대형 매장의 무기는 가격과 구색인데 이는 중형 매장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다”며 “오히려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 판촉비 등의 관리비가 중형 매장보다 더 들기 때문에 메리트가 적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젊은층 중심의 대형 상권의 경우는 다양한 구색으로 쇼핑을 가능 하고 셀프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형 매장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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