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앞에 아이앙띠 매장 1호점을 연 것이 올 1월. 이틀 밤을 꼬박 새며 문을 열었지만 불안했다. 손님이 꽤나 드나들고 제품 클레임도 없어 곧 마음이 놓였다.
“초저가는 질도 중요하지만 양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또 초저가가 자꾸 규모가 커지면 성장에 한계가 옵니다” 공장을 짓거나 OEM을 늘려야 하고 광고 등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아이앙띠는 초저가 메카로 불리는 명동에 매장이 없다. 명동에서 임대료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
또 문 대표에게는 이상한 철칙이 있다. 매장 20평이 넘는 곳은 프랜차이즈를 내주지 않는다. 규모가 큰 것이 되레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41개의 매장을 냈다. 이달 중으로 5개가 문을 연다고 한다. 문 대표는 솔직하게 말한다. 그 동안 2개가 문을 닫았다고. 점주의 쓸 데 없는 고집 때문에.
문 대표는 “마치 초저가 시장이 갑자기 생긴 것처럼 말들을 하는데 사실 10여 년 전부터 있던 시장입니다. 다만 최근에 브랜드화하면서 부각이 된 것 뿐이죠.” 적어도 문 대표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것 같다.
10여 년 전 문 대표는 뭘 했을까. 친구와 한솔통상이라는 회사를 차려 이른바 카세일을 했다. 전국을 돌며 립라이너 등 수입품을 팔았다. 초저가 세일이었던 셈이다. 그의 세일 이력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고교시절 아르바이트로 메밀묵 토스트를 팔았다. “하하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수입이 좋았어요.”
문 대표는 다음달에 야심작을 내놓는다. 초저가로서 맞춤화장품에 도전한다. 스킨을 1만원 미만으로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뿐이 아니다. 이 맞춤제품과 현재 아이앙띠 제품으로 해외에 진출한다. 일본 뉴질랜드에는 10월에 수출하기로 돼있고 중국엔 다음달 매장을 연다.
얼마 전 문 대표는 오토바이 매장을 찾아 할리 데이비슨을 찜했다. 굉음을 울리며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고 싶어서다. 우선 영어 3개년 완전정복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3년 뒤쯤 아이앙띠 깃발을 날리며 실크로드를 달릴 것이다. 뚫어진 청바지가 어울리는 남자다. (399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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