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대상 ‘도전 주부가요’의 프로그램 광고가 모두 합쳐 수백억은 된다는 당당한 설명이다. 명감독이 반드시 명선수 출신은 아니라는 말과 함께.
“방판은 제품을 사 달라고 매달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죠. 방판도 진화합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신뢰와 이미지를 담아 인격으로 호소해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 욕구 변화에 속도로서 대응해야 합니다.”
속도는 무엇인가. 정통적인 마케팅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현재 시장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게릴라 전법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다양한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정 부사장은 아직 틈새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화장품은 이제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필수품이 됐고 죽은 자를 위한 화장품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라고 덧붙인다. 또 나이트 화장은 어떤가. 아직 생소하지만 헬스개념을 도입한 밤 화장이다. “왜 아직도 기초 색조에만 머물러 아옹다옹합니까.”
주부 대상 프로를 오래하다 보니 아줌마學 전도사가 됐다.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사람이 아줌마 아닙니까” 기자의 농섞인 질문에 웃으며 그러나 정색을 한다.
“그렇죠. 지하철보다 빠르죠. 우리나라 아줌마들을 보세요. 가족 이기주의에 빠지는 흠은 있지만 얼마나 열정적이고 집중력이 강한가. 바로 방판 경제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죠.” 이롬의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매주 한 두차례 강의할 때도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정 부사장이 추구하는 화장품은 웰빙 화장품이다. 자연친화적이고 천연 원료를 사용하고 먹어도 좋을 만큼 자극없는 화장품을 말한다. 약용식물 ‘미슬토’에 대한 자랑이 이어진다. 정 부사장은 건강한 뷰티로 요약한다. 건강 뷰티 실천을 위해 5천 여명의 HD(Health Designer)가 오늘도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롬 화장품을 한마디로 한다면 무엇일까. 정 사장은 슬로건이나 표어같은 함축된 한마디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다. 내년 초 기능성 라인이 보강되면 명확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오늘도 책을 7권 샀어요. 공부해야죠.” 방판 마케팅과 화장품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그녀의 깊이가 만만찮아 보였다.
중학생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정 부사장 “저도 애들 공부 챙기고 반찬 걱정하는 아줌마예요.” 오병이어가 장식된 십자가가 말없이 대화를 듣고 있었다. (390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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