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에서는 어느 나라 관광객을 선호할까. 9·11 미 테러 영향으로 인해 외국인 고객이 감소하긴 했지만 서울 주요 상권의 외국인 방문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2002 월드컵 붐이 서서히 일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고객이 조금씩 늘고 있어 내년 초쯤에 테러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울에서 외국인 고객이 많은 곳은 단연 명동과 동대문. 명동에는 일본인 고객이 특히 많아 전문점 입구에 일본어로 인사말을 적어놓은 매장도 있다. 하지만 국제공항이 김포에서 영종도로 옮겨짐에 따라 교통상의 문제로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반면 삼성 코엑스몰이나 강변 테크노타운 등 대형 쇼핑몰 단지는 외국인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상권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전문점은 서구권 외국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환율차로 인해 국내 제품이 저렴하게 느껴지는 만큼 선물용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기초 제품의 판매는 어렵지만 색조제품의 경우 컬러가 다양한 만큼 취향에 맞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향수는 외국인 선호 품목 0순위다. 샤넬, 크리스챤 디올, 켈빈, 엘리자베스 아덴 등 수입 향수는 자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량으로 구매가 이뤄지도 한다. 삼성 코엑스몰의 한 전문점 카운슬러는 “하루에 보통 3명 정도의 외국인 손님이 온다”고 밝힌 뒤 “판매가 될 경우 5개, 10개씩 다량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인의 구매패턴도 서구인과 유사하다. 자국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수입 향수나 색조 제품이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다. 일본인의 경우 같은 동양인으로 취향이 비슷해 색조 제품의 판매가 서구보다 오히려 나은 편. 립스틱이나 트윈케익이 선물용으로 10개 이상씩 판매가 될 때는 일일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제외한 동양권 관광객은 전문점에서 환영을 못 받고 있다. 환율이 원화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화장품이 너무 비싸게 여겨지는 탓이다. 최근에는 중국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으나 제품 판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외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줄긴 했지만 그래도 사는 사람과 사지 않는 사람은 그대로”라며 “일본인을 제외하고 중국이나 대만,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구경하고 가격만 물어볼 뿐이지 제품을 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2002년 월드컵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지역 전문점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매장의 손님맞이 서비스가 그 나라의 이미지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만큼 외국인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를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회화 정도는 카운슬러들이 습득하고 있어야 하며 매장 내 외국어로 환영 문구를 표시해 외국인들이 부담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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