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업체 베이트리를 이끌고 있는 김정행 대표. 그는 말수가 적은 대신 곱씹어서 나오는 단어 하나 하나에 그의 장업 경력이 그대로 온축돼 있어 흘릴 말이 하나도 없었다.
“화장품은 많지만 제대로 만든 화장품은 쉽게 만날 수 없어요. 외제 화장품은 더욱 그렇죠. 더구나 적당한 값을 매긴 것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죠.” ‘제대로 된’ 외제 화장품으로 말머리를 삼아 화장품학 강의는 한동안 이어졌다.
김 대표는 책상 위에 화장품을 자랑스럽게 펼쳐 놓으며 용기를 가리킨다. “이 용기가 국내 공모를 거쳐 만들어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용기 밑바닥이 맑은 수정을 보듯 투명하다.
용기 전체를 투명하게 만들어 내용물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캡도 3부분으로 나눠 특수 제작한 것. 이만큼 자신 있게 만들었다라는 의미의 시위 아닌 시위이다.
“사실 국내 연구 수준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어떤 한계를 넘어보자는 의도였죠.” 프랑스 남부로 날아간 김 대표는 IEB연구소를 찾아 한국 여성에 맞는 소재 개발을 주문한다. 오랜 공동 연구끝에 찾아낸 소재가 BCM.
단백질을 이용한 피부 탄력 증진 및 주름 개선 소재로서 생명공학 기술의 산물. 단백질 같은 피부 친화적 성분을 이용한 기술이 최근 화장품 원료 개발의 흐름이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베이트리의 사실상 간판 작품 루헨. 이 브랜드를 뿌리삼아 미백 주름개선 제품등 기능성 제품을 내고 루헨 색조 제품도 구상해 놓고 있다. 잘 팔릴 것 같습니까. 경기도 어렵고 신생업체로서 다분히 유통이 걱정이 돼 물었다.
“판매망 구축이 쉽지 않아요. 지금은 알베도라는 유통망을 쓰고 있는데 조금 더 다듬으면 곧 정상 궤도에 오르리라 자신합니다.” 알베도는 웅진이 구축한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체제.
웅진의 판매 노하우야 두말 할 필요 없지 않겠냐는 믿음이 배어있는 듯 했다. 올해는 인지도를 높이며 유통망을 다지는 해로 삼았다. 시판은 때가 되면 진입하겠다는 복안이다.
월계수를 뜻하는 베이트리. 그리고 환갑을 맞는 늦깍이 CEO 김정행. 장업계에선 전무라는 호칭으로 굳을 뻔하다 이제 작은 업체이지만 대표에 올랐다.
마라톤 우승자에 바치는 월계수를 지금 김 대표가 묘목으로 심고 있다. 그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월계수 잎이 무성해지는 그 날을 기다리며 그는 베이트리와 완주할 것이다. (385호 40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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