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 대표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갸우뚱했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정 대표는 우선 앉은 자리에서 전문점의 문제점과 대안을 씨줄 날줄 엮듯이 쏟아낸다. ‘잘 나가던’ 전문점주 7년 경력이 만만찮음을 보여준다.
전문점 활성화 대안의 요지는 단연 카운슬러 능력의 향상. 이런 문제점에서 출발해 이끌어낸 것이 바로 뷰티케어시스템. 뷰티케어시스템은 피부 진단기 이름이자 맞춤화장품 브랜드.
“우선 한국 여성 13만명의 피부 측정 임상 데이터를 구축했죠. 이를 다시 301가지의 피부 타입으로 정리하고 101가지의 처방을 제시했습니다. 비디오 스코프 등을 갖춘 피부 진단기는 이미 제작했고요.”
정 대표는 이렇게 해서 지난해 말 뷰티케어시스템 화장품을 처음 출시하고 지난 1월 말까지 52품목을 선보이며 샘플도 25품목이나 만들었다. 정 대표 말대로 최단 시일 최다 품목 출시 ‘비공인 신기록’감이다.
뷰티케어시스템은 고객 피부에 진단 테이프를 붙였다 떼어 묻어난 각질을 통해 대체적인 피부 타입을 알아내고 대화(문진)로 보충해 정확한 타입과 처방을 제시한다. 카운슬링을 과학화 객관화함으로써 고객에게 신뢰감을 준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정 대표는 “전문점에서는 진단기 작동법과 문진 등 간단한 기본 교육만 익히면 돼요. 점주 입장에서도 정확한 카운슬링이 가능하죠.”라며 진단기는 이미 1,2차 발주를 통해 60여대가 보급돼 있다고 한다. 추가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 전문점에 한약방처럼 샘플함을 만들어 처방이 나오는 대로 샘플함에서 꺼내 주면 된다. 처음 오는 손님에겐 제품을 팔지 않고 샘플만 주도록 한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반드시 다시 찾아 올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 “역매 권매는 절대 없습니다. 세일즈 카운슬링이라고나 할까요.” 정 대표가 힘을 준다.
시종 생글생글한 웃음이 다정다감하게 느껴진다. 얼굴에 부잣집 막내처럼 장난기가 가득하다. 그러나 그는 전문점주 시절 7년 동안 휴가는커녕 설이나 추석에도 문을 닫아본 적이 없다.
“판매기회를 상실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주장이 당차다. 알고 보니 장손이다. 뷰티케어시스템 사업은 ‘장난’이 아님에 분명했다. (382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