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서울국제화장품 미용박람회를 치르는 한국국제전시 문영수 대표는 넥타이 매듭을 손으로 벅벅 잡아당기며 괜한 화풀이다.
“화풀이가 아니라 업체들이 어떤 땐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가 하라고 말하면 대뜸 바이어가 몇 명이나 오냐며 시큰둥한 경우도 있죠.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죠.”
겨우 두 번째 치르는 행사에 기업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일단 서울을 화장품의 새로운 메카로 알리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큰 장을 벌이고 난 다음 손님을 불러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개별 기업관은 그런대로 괜찮은 데 한방관이 부진하다. 애초 크게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특화된 우리 제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겨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큰 업체들이 고사하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전체적으로 그럭저럭 지난해 수준은 맞추고 있지만 문 대표는 성이 차지 않는다.
문 대표는 한국 전시업계의 원조. 생산성본부에 입사해 전시 업무를 맡게 돼 실무를 본격 공부했다. 20년 가까이 각종 전시회를 주관한 경험을 살려 98년 학원과 대학 대학원에서 전시학을 가르치고 지난해엔 전시학회를 만들어 회장에 올랐다.
전시학은 철저한 현장학문이고 경험학문이라는 것이 문 대표의 주장. “컨벤션이라뇨. 컨벤션은 하청업입니다. 거기에 컨벤션 경영학이라니 말도 안 나옵니다.” 일부 대학이 그럴 듯한 말로 학생을 유인하고 전시에 대한 무지를 보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컨벤션은 회의이고 이는 곧 관광업이다. 그러나 전시는 마케팅이라는 것이 문 대표의 설명. 하도 호통을 치고 다녔더니 이젠 웬만한 모임에 나가면 관련 교수들이나 관계자들이 슬슬 자리를 피할 정도.
올 박람회가 아직 목표 부스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낙관한다는 문 대표. 최소 3년은 ‘깔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국산 화장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힘들게 기획한 서울국제화장품 미용박람회.
문 대표는 너무 해외 전시회만 기웃거리지 말고 안방 행사부터 참여해 외국 바이어를 불러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맙습니다. 예, 예. 5월 4일 코엑스에서 만납시다.” 한 건 했나 보다. 휴대 전화 너머 어느 사장인지 기자가 다 고마웠다. (381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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