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물건이 달립니다’라고 근황을 전한다. 인기 가수 겸 탤런트 빈을 쓰며 광고 공세를 편 것을 두고 일부에서 ‘씹는 소리’를 이 한마디로 일축한다. 경기 침체기에도 중저가를 지향하며 대리점과의 공생 정책을 편 것이 적중해 아직 큰 어려움 없이 버텨 왔다는 것이다. 11월에는 신월동으로 확장 이전 한다니 버텨 왔다는 것은 엄살로 들린다.
지난해 말 코스라인에 영입돼 이젠 회의에서 말귀를 조금 알아듣는 수준으로 시장조사 나가는 것도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주 1회 정도 전문점을 손님처럼 찾아가 타사 제품도 살피고 은근히 코스라인 현황도 묻는다. “요즘은 여자 얼굴만 쳐다보고 다녀요. 전에 의류 쪽 일을 할 땐 옷만 보고 다녔는데….”라며 웃는다. “매출은 역시 제품력과 영업력이 전부입니다. 아마 비중이 절반씩은 되겠죠.”
김 대표는 정색을 하며 본론으로 들어간다. 주식을 하며 추세를 보니 내년 5,6월은 돼야 경기가 풀릴 것 같다며 지금이 바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못 박는다. 고가 색조 등 신규 브랜드도 정기적으로 내놓아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초제품과 수입 브랜드를 취급하겠다고 밝힌다. 또 통판이나 마트 진출도 추진, 유통 경로를 다양화할 방침이다.
주종목인 색조 라인을 충실히 갖추는 것도 다급한 일. 립스틱도 내년 말에는 다양한 컬러를 선보이고 아이섀도 또한 독특한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종합 메이커들이 점차 색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어차피 품질로 경쟁하는 것입니다만 저가 위주로 다투는 것은 피할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품질 향상을 꾀하면서 제값을 받는 정책을 펼 것을 조심스럽게 말한다. 정책 선봉엔 늘 대리점이 있다. “초창기 대리점들이 발 벗고 나서 준 것이 오늘의 코스라인을 만들었다”며 김 대표는 그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한다. 또 야근을 밥먹듯 하는 직원들의 애사심이 뿌듯하면서도 더 잘해주지 못해 늘 마음에 걸린다.
김 대표 집안은 박사에 교수 집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친은 전 고려대학교 김희집 총장. 여성 옷을 팔고, 한때는 전화 700사업을 하고, 현재 화장품 사업을 하는 그에게 집안에선 구박도 많았다고. 김 대표는 끝으로 탈무드 얘기를 들려줬다. 장사를 하려거든 여자를 상대로 하라.(357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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