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참 좋죠. 한여름에도 밤중엔 서늘합니다. 휴양 삼아 오셔도 그만입니다.” 가냘픈 체구의 안태우 하나코스 사장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사무실을 울린다. “지금은 세금도 안 밀리고 사채도 없고 월급도 제때 줍니다.” 당연한 것처럼 들리지만 지난해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올해가 사실상 사업 1차년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안 사장은 서울을 오르내리며 추진하던 일이 성사돼 기분이 좋다. 하나코스 기술로 만든 슬리밍제품 333슬리밍이 서울대병원 암연구센터를 통해 홈쇼핑으로 팔려 나가는 것. 기본 물량 정도만 소화된다고 하지만 물량보다는 하나코스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징성에 더 무게를 두는 듯했다. 또 특허를 얻은 3페이스 메이크업 리무버가 안 사장의 가슴을 부풀게 한다. 효능 못지않게 모양이 예뻐 팬시점 유통엔 제격이라는 것. 기존 립글로스의 개념을 깬 스틱타입의 투명 립글로스가 시판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프랑스 파리박람회(9월 22일~24일)에 전시해 반응을 살펴 보기로 했다.
주저앉을 뻔한 하나코스를 일으켜 세운 힘은 무엇일까. “무조건 품질관리입니다. 부도 이후에도 품질관리 직원을 보충했습니다. OEM ODM업체로서는 품질관리가 처음이자 끝이죠.” 안 사장의 품질관리 신조는 이어진다. “우리는 처방만 빼고 모든 것이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오세요.” 하나코스는 올해 2월에 제조업체로서는 유일하게 품질관리상을 받았다.
하나코스의 색조 시설은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파우더 기술은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기술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서 1등을 놓쳐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식물성 오일을 추출해 코팅하는 기법이 유명하다. 주문량이 많든 적든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하나코스에 귀중한 식물성 오일은 안 사장의 대체농업에 대한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 강원도 정선에 재배되는 로즈힙(한국해당화)에서 빼낸 오일이 바로 파우더 코팅에 응용된다는 것. 원료 국산화와 농민 소득 증대를 함께 꾀했다는 주변 칭찬에 “무슨 그런 거창한 소리를…”하며 극구 부인한다.
기술맨에서 영업맨으로 변한 안 사장. “물좋고 공기 좋은 하나코스로 놀러 오세요”라며 배웅한다. 해발 650m 횡성의 짙은 녹음 속에 하나코스는 더욱 푸르러가고 있었다. (351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tastoday@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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