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 매장을 원격 모니터로 살피면서 가볍게 한숨짓는다. 손님이 많지 않아 걱정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신촌 종로에 매장을 여는 등 주요 상권에 10개 정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장병무 마베르뜨코리아 대표의 속사포 같은 말솜씨는 여전했다. “저변 확대보다 제품의 희소성을 강조하고 카운슬링이 강한 특성을 보여주겠습니다.” 장 대표가 마베르뜨를 이끌어 가는 정책은 간단하다. 내실과 수익이다. 이를 위해 제몫을 하는 대리점과 전문점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한다. 복안이 ‘마베르뜨 패밀리’. 메이커 대리점 전문점이 박자가 맞아떨어지는 환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급하다고 말한다. “저희 마베르뜨는 100% 리콜이 가능합니다. 하루 이틀 장사하는 그런 곳이 아니죠.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는 우리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장 대표의 노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유럽에는 없는 로션을 독일 본사에 의뢰해 만들었고, 우리 피부에 맞는 색상을 처방해 주었으며 자외선 차단지수도 조절하는 등 ‘독일 제품의 한국화’에 힘썼다. 인기 제품인 파운데이션은 물건이 떨어져 몇 차례나 긴급 공수했다고 한다. 잘 팔리기도 하고 그만큼 제품 수급에 신경 쓴다는 것을 이렇게 완곡하게 말한다. 제품 테스트도 꼼꼼하다. 설문조사 팀을 만들어 일반인 100명, 점주 50여 명 그리고 직원 등을 상대로 피부 테스트 등을 하고 타깃층을 분석해 수입 여부를 결정한다. 최소 2개월이 넘는다고 한다. 얼마 전 시작한 방문 판매는 장 대표에게 짭짤한 재미를 준다고 한다. “전용 제품이 지금 20여 개 되고, 내년엔 30가지가 더 나옵니다. 4개 지사를 운영하는 데 그런 대로 괜찮습니다.” 요즘 큰 방판업체들이 다소 흔들리는 것 같다고 진단하며 이럴 때가 바로 ‘이삭줍기’ 좋을 때라고 덧붙인다. 독일 본사와 말은 잘 통하는지 궁금했다. “말도 마십시오. 융통성이 별로 없잖습니까. 회사를 이전하면서 사무실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그들에겐 보증금이라는 개념이 통하질 않아요.” 그래서 결국 장 대표가 보증금을 내야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그들에게서 경영 마인드를 배우는 것이 커다란 덤이라고 한다. ‘수업료’가 만만찮지만 원칙과 정직함도 배운다고 한다. “그동안 허세가 있었다”는 고백과 함께 새 출발이라고 거듭 밝히는 그의 정직함은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 같았다. (345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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