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대표가 화진과 인연을 맺은 것이 14년 전. 56세에 집안의 풍파를 겪던 전업주부 함봉옥은 돈벌이를 위해 화진의 문을 두드린다. 관절염으로 다리 마저 온전치 못했던 그는 새출발했고 곧바로 인생의 역전드라마로 이어진다. 그리고 지금은 야구의 9회 말 같은 나이에 판매법인 대표라는 대박의 자리에 올라 있다. 화진이 말하는 ‘역할모델’의 대명사이다.
인생의 전환점이 누군가를 만나서 이루어진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함 대표에게는 바로 그가 강현송 화진 회장이다. “저 양반이 어떻게 기업을 할까 하는 것이 회장님 첫인상이었어요. 그러나 회장님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과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인생을 배웠죠.” 무엇보다 큰 배움은 ‘일은 곧 축복이다’라는 것으로 첫 만남 이후 줄곧 함 대표의 성취욕구를 자극하는 좌우명처럼 됐다고 한다.
“저라고 왜 고민이 없었겠어요. 처음 한동안은 고민하다 6개월쯤 지나 ‘멋지게 해보고 떠나자’라고 마음먹고 한 1년 지나니 속된 말로 거리의 모든 사람이 다 돈으로 보이더라고요.” 이렇게 지난날을 회고하며 세일이야 말로 멋진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입사 3개월 정도면 첫 고비가 오고 1년 되면 길을 잘못 든 것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판매원들을 위해 함 대표가 수시로 해결사로 나선다. 전국을 돌며 그들에게 다가가 인생 얘기 해주고 자신의 삶을 들려주면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한다.
“제 피부 좀 봐요. 뽀얗죠. 다 화진 덕이죠.” 밉지 않게 화진 화장품 자랑을 한다. ‘멋쟁이 할머니’로 통하는 함 대표는 유치원 다니는 친손자가 유치원에 행사가 있으면 꼭 함 대표의 손목을 잡아 끈다고 한다. 여자는 30대가 전성기라며 이제 나이 39세라고 우기는 함 대표. 핸드폰이 자주 울린다. 슬쩍 넘겨 본 화면에 ‘사장도전’이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함 대표의 꿈이 사장이겠는가. 빨간 그랜저에서 에쿠스로 갈아 타려 하고 있다. 다름 아닌 부회장 말이다. (344호 49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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