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사장은 제품의 특성을 무향 무색 무알콜의 3無라고 말한다. 향과 색과 알콜성분은 자칫 오래 쓰면 질릴 수 있어 반짝 팔릴 수 있지만 장수제품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민감성 피부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카오리온은 특히 향과 색 등 자극적인 것을 피해 3무를 고집, 마치 오랜 친구같은 편안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 사장은 최근 매실수 제품을 내놓았다. 물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순수 과일수 100% 성분으로 역시 무향 무색 무알콜이다. 매실 냄새가 희미하게 나지만 피부엔 최고 효과라고 자랑한다. 민감성 피부의 새로운 ‘지킴이’로서 카오리온의 기대주이다. 향수도 들여오고 색조 제품도 만들던 주 사장은 향에 일가견이 있다. 남성의 은은한 향은 신뢰감을 느끼게 하고 일도 잘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기초제품을 주로 다루는 주 사장은 그러나 향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프랑스 업체 측과 향수 수입을 위해 접촉하고 있어 이르면 연내 시장에 선을 보일 것 같다고 한다. 색조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인다. 요즘 주 사장은 중국에 대리점을 열고 미국 호주 등에 신제품 아큐린스를 수출하느라 바쁘다. 아큐린스는 물의 아쿠아와 린스의 결합어. 물에 풀면 마치 린스처럼 돼 피부를 자극, 노폐물 제거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우선 국내에서는 홈쇼핑을 통해 공급하기로 해 곧 전파를 탈 것 같다.
방문판매에 나섰다 다시 시판으로 돌아온 지 4년 반. “그동안 자리잡기 힘들었어요. 제 꿈은 작아요. 그저 민감성 피부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으면 하는 것 뿐입니다.” 사업을 10년 가까이 해온 주 사장은 의외로 사업에 자신이 없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향수에 대한 미련은 이제 연말 정도면 결실로 나타날 것 같고, ‘갓 상경한 시골 여자 같은 촌스러움이 없는’ 색조 제품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사업 소질 없다는 것은 엄살이다. 그녀의 가늘고 단호한 입술이 증명하고 있다. (339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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