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이 뭔지 압니까. 무엇이 한방화장품인지 제대로 아십니까.” 백옥생으로 유명한 정산생명공학(주) 김성녕 회장은 회장실에 들어선 과문한 기자를 당황케 한다. “전단물질이 들어가야 한방화장품이라고 하는 겁니다.” 김 회장은 초등학생에게 강의하듯 차근차근하게 그러나 단호한 어조로 설명을 한다. 생육장소 채취시기 건조방법 등이 서로 다른 인삼 녹용 등의 약재를 처방, 가열온도 시간 압력 등을 조절해 물질을 뽑아내는데 이때의 추출물이 전단물질이라는 것. 처방 방법이나 추출 방법은 극비. 전단물질은 추출 원재료와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신물질로서 체내에서 오장육부를 활성화해 인체의 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이 전단물질이 섞이지 않았다면 한방화장품으로 볼수 없다고 김 회장은 단언한다. 이 전단물질은 알레르기 부작용이 기존 화학성분 화장품의 100분의 1 정도로 낮다. 김 회장은 한방화장품 연구만 30년 해온 한방 피부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젊었을 때 피부가 나빠 연고제에 의존하며 고생하다 각종 비방을 듣고 연구한 끝에 피부병도 깨끗이 치유하고 한방화장품의 상업화에 나서 오늘의 백옥생을 일구었다. “백옥생 대리점 등에 근무하다 나간 직원이 차린 한방화장품 회사가 14개나 됩니다. 그러나 열전도율 같은 노하우야 베낄 수가 없죠.” 김 회장은 지금의 공장의 모든 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 오고 있다. 김 회장은 한방화장품이라는 영역을 개척했고 또 화장품영역에서 스킨케어라는 새로운 영역을 분리해낸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화장품으로 오랫동안 화장하면 피부가 썩어요. 알게 모르게 독성이 피부에 침투하고 피부는 방어력을 잃는 것이죠.” 김 회장은 한방의 우수성에 열을 올린다. “한방화장품은 건성 지성 구분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것은 광물성 화장품이나 하는 것입니다.” 정산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더 알아준다. 독일 훽스트에서 백옥생을 연구하다 결국은 포기했고 미국 에이본에서는 10여년 전에 8천만달러를 주겠다며 기술이전을 제의했었다. 회사이름 井山은 자신이 태어난 전남 담양의 한 마을 이름에서 따 온 것. 산이 있으니 많은 원료가 산에서 나오는 회사 이미지와도 맞고 우물이 있으니 사업이 가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런가. 다들 어려웠던 IMF 관리체제땐 오히려 회사가 신장했다는 것. “우리 제품 재구매율이 얼마인지 압니까. 무려 65%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별 유례가 없죠.” 김 회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회장실을 울린다. (326호 38면 기사)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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