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박일우 기자] 최근 몇 년간 화장품 업계의 화두 중 하나였던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화장품 동물실험의 원칙적인 금지를 명시한 가운데 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 다양한 예외조항을 둠으로써 ‘생명 존중’이라는 명분과 이라는 ‘합리적 규제’라는 실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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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사진)은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 또는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 원료를 사용해 제조·수입된 화장품의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3월 11일 대표 발의했다.
문정림 의원은 “생명존중정신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이번 화장품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며 “이미 수백 개 이상의 화장품 브랜드에서 동물실험 없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동물실험 금지를 위한 여건이 성숙돼 있고, 동물실험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동물실험의 3R원칙에 입각해 실험을 실시하도록 하는 등 현실적 여건을 반영한 예외 규정을 둬 이상과 현실을 합리적으로 조정한 법안인 만큼 법안 심의 절차를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세계적 추세와 소비자의 요구를 고려해 제조·판매업자가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 또는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 원료를 사용해 제조, 위탁제조 또는 수입한 화장품의 유통·판매를 할 수 없도록 동물실험금지의 원칙을 뒀다.
다만 국민의 생명에 대한 위해 여부, 법안의 적용 주체인 관련 부처 및 업계의 여건을 감안해 △살균 보존제, 색소, 자외선 차단제 등 사용상 제한이 필요한 원료의 사용기준이 필요한 경우 △국민보건 상 위해 평가가 필요한 경우 △해당 동물대체시험법이 개발되지 않은 경우 △화장품 수출·입 시해당국의 법제도가 동물실험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경우 등 동물실험 금지 예외 규정을 삽입, 동물생명 존중이라는 법안의 취지를 살리되 법의 현실적 타당성과 실제 적용 가능성을 확보했다.
무조건적 금지가 아닌 산업의 애로를 반영한 이 같은 예외 규정 명시에 따라 업계의 반발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한화장품협회 장준기 상무는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를 법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 업계 입장에서 부담이 없을 순 없지만,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여러 예외 규정이 삽입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이라고 밝혔다.
윤리적 소비 추세 맞는 선진 제조·유통구조 정착 기대
한편 동물실험 3R원칙이란 실험에 있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동물을 사용하고, 이 경우에도 희생되는 동물의 수를 최소화(Reduction)하고, 대상 동물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등 실험조건을 개선(Refinement)하며, 가능한 한 대체(Replacement)실험을 실시하도록 하는 세계적 추세를 일컫는다.
이에 따라 화장품 안전성 테스트 등을 이유로 시행하는 동물실험을 금지하거나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화장품 제품 자체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했고, 2013년부터는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의 판매도 금지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역시 동물실험의 3R 원칙에 근거해 지난 2004년부터 화장품 독성시험 및 동물대체시험법에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대체시험법 11종을각 회원국이 화장품 심사 시 활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OECD 권고 동물대체시험법 가이드라인 11개 중 9개를 도입해 화장품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생명존중 의식 신장과 동물실험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을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제품 개발 및 기업이미지 확립 등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박일우 기자 free@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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