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포장 한글표시 의무화는 과도 규제"

"다국적사 진입 어려움

韓, 선진 시스템 필요

한EU FTA 한국에 기회"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가 다음달 1일 한-EU FTA 발효를 앞두고 한국 정부에 시장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EUCCK는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시장 장벽 백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마리 위르띠제 EUCCK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FTA 체결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분야에 신규 투자가 확대되고, 관세 자유화와 무역 장벽 해소로 한-EU 양자간 교역 및 투자 규모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FTA 발효는 신규 투자와 새로운 EU 기업 개소로 이어져 한국에 약 2만5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FTA 발효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위르띠제 회장은 지적했다.

위르띠제 회장은 "한-EU FTA 체결로 EU 기업의 한국 시장 진입을 막는 무역장벽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시장 진입장벽은 남아 있다"며 "특히 FTA 체결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화장품 회사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규제들은 곳곳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리차드 생베르 EUCCK 화장품위원장(사진) 역시 상호 협조적이고 투명한 환경에서 시장진입 장벽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베르 위원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화장품 법 개정안은 자유 무역 협정이라는 FTA의 의미에 위배된다"며 "한국의 화장품 업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해 선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규정을 보다 합리적이고 국제적인 규정에 부합되게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화장품 1차 포장의 한글 표시 의무화 규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미 2차 포장(상자)에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한글표시를 제공하고 있는데도 소비자 안전과 크게 관련이 없는 제품명 및 수입사명의 추가 한글 표시를 위해 규정을 추가로 만드는 것은 과도한 규제이며 공정 경쟁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의견이다.

생베르 위원장은 "1차 포장에 한글표시를 하려면 2차 포장을 훼손해야 하는데, 이는 제품의 품질 저하를 의미한다. 결국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생베르 위원장은 화장품 실증제에 따른 화장품 표시 광고에 대한 자율성 강화, 화장품 분류 확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를 통한 통관보고 및 승인 폐지, 셀로판 포장 허용 및 포장공간비율 현실화 등을 제안했다.

생베르 위원장은 "한국 화장품 업계가 선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의 화장품 법은 한국 규정에 비해 굉장히 선진화되어 있다. 한-EU FTA는 한국 화장품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UCCK는 EU와 한국 간 무역, 상업, 산업적 관계 발전을 위해 설립한 경제 단체로, 1986년에 설립했다. 현재 주한 27개국 유럽연합대사관과 800여 개의 유럽연합 및 국내외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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