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줄기차게 커오던 프랑스의 화장품 내수시장이 2004년 마침내 성장세를 멈췄다. 그러나 성장동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수출시장의 지속적 확대와 신제품 개발 및 남성용 제품 시장의 신규개척으로 프랑스 화장품 업계는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르 에코, 라 트리뷴 등 현지 신문 보도 종합과 본부에 보내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파리 무역관 보고에 의하면 프랑스 화장품 업계는 작년의 내수시장 정체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화장품공업협회(FIP) 집계에 의한 이 나라의 2004년 중 향수, 미용 및 화장품 생산 총액은 141억2천만유로로 2003년의 138억유로에 비해서 2.2%가 늘어났다. 그러나 내수부문만을 따져보면 65억1천만유로에 그쳤는데 이는 2003년 수준과 맞먹는 것으로 2004년 중의 내수판매는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76억1천만유로에 다다른 수출분은 전년대비 4.8%의 확실하고도 지속적인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의 화장품 수출은 수입의 5배나 되며 무역수지는 60억유로에 달한다. 프랑스 국민들은 세계에서 화장품을 제일 많이 쓰는 사람들이다. 프랑스의 1인당 화장품 구매액은 연간 204유로에 달하고 개수로 따져서는 해마다 27개씩을 사서 쓴다. 프랑스의 화장품 국내시장 매출은 1994년 이래 연평균 4.4%씩의 지속적인 증가율을 보여왔고 2003년에만도 3.2%의 증가율을 기록했었다. 프랑스화장품공업협회 분석에 의하면 최근의 내수 정체 요인은 첫째가 시장의 포화상태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프랑스 화장품시장은 무려 32%나 불어났다. 이들이 지적한 둘째의 요인은 특히 주목할 만한 것으로 프랑스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이제는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구매가 14% 증가하는 속에서도 전체 소비액이 2% 감소한 현상을 지적한 협회는 화장품 지출 자금이 디지털 분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셋째의 내수 부진 이유는 대형 유통점에서의 판매가 전에 없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프랑스의 대형 유통점 화장품 매출은 1.7% 줄어드는 이변을 빚어냈다. 넷째는 프랑스 정부와 업계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가격인하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값을 싸게 해서 판매량을 늘리려던 정책목표가 정작 현실화되지 못한 것. 내수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프랑스 화장품 업계는 작년 한해 동안 몹시 분주했다. 신제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인데 향수의 경우 신규 런칭 제품들이 전체 매출액의 10∼12%를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다.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니베아의 아성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는 로레알의 광고전이 불을 뿜고 있고 아디다스의 교두보 확보가 가시화되고 있는 중이다. 2004년 중 무려 10.4%의 성장을 보인 남성용 화장품 시장은 이들 외에도 누구나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시장이다. 프랑스 화장품 업계는 아직은 활력을 잃지 않고 있는 수출시장에도 경계심을 품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수출 총액의 57.5%를 차지하는 유럽시장 최대의 고객인 독일시장이 2004년에는 0.5%의 감소를 보인 것이 첫째 원인이다. 한편 전체 수출시장의 10.2%를 차지하는 중동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데 반해 2004년 중 각각 64%와 29%의 증가율을 보인 중국과 인도, 그리고 러시아 등 신흥시장들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기는 하나 금액상으로는 아직 비중이 크지 않고 해당 정부당국들이 점증하는 갖가지 규제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의 화장품 성분 유해 주장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것도 프랑스 화장품 업계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42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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