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이젠 화학이 아니다, 종합첨단과학 산물로 진화


아모레 기술연구원 한 상 훈 화장품연구소장

누군가 말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뒤에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바로 한발 앞선 도전, 경쟁력 강화에 다름 아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화장품연구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상훈 화장품연구소장의 말도 이와 맞닿아있다. 90년대 말까지만해도 화장품 연구의 주요 테마는 항노화였고 레티놀에 집중돼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1년 5년 10년 뒤의 고객 니즈는 무엇일까. 여기에 한 소장의 고민은 담겨있다.





정답은 따로 없다. 싱거운 대답인지 모르지만 그러나 윤곽은 잡혀있다. 대신 한 소장은 앞으로의 R&D계획을 소개했다. 첫째, 안전한 원료의 안정적 확보다. 특히 우수한 국내산 한방 원료의 확보는 매우 중요한 일이 돼 강원대에 아모레퍼시픽 약초원을 조성키로 했으며 제천시와 한약재 공급 협약을 맺었고 KIST와는 시베리아 자생 식물의 정보수집을 공동으로 진행키로했다.






둘째, 글로벌 C&D를 통한 제품의 적기 개발이다. 이름도 생소한 C&D(Connect&Development)는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감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소장은 한 예를 들었다. “지난 7월 하버드대, 도쿄대, 중국 사천대, 서울대, 연세대 교수 등 400명을 초청해 국제화장품 신제형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이때 우리 기술연구원과 하버드 웨이츠 교수가 3년 공동 연구개발한 세계 최초 피부세포 모사체 화장품 원료인 네오셀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양측은 마이크로플루이딕스라는 최첨단 물리학 기술을 적용, 피부 노하 조절 기능을 장시간 발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복잡한 설명이지만 내년 상반기 이 네오셀을 원료로 한 헤라 브랜드의 주름 미백라인을 출시한다고 한다. 즉 필요한 기술의 외부 발굴인 셈이다. 그 능력은 바로 아모레퍼시픽의 자부심이고 미래의 중요한 자산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셋째, 한 소장의 말은 그나마 알아듣기 쉬웠다. 바로 학문 융합이다. 이제 화장품은 더 이상 화학 또는 화학공학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나노공학 생명공학 정보통신공학 기계공학 등의 융합 작품, 즉 종합첨단과학의 산물이라는 것.





이를 위해 젊은 연구원들에게는 이(異)전공간 교차 교육을 시키고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원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아이오페 플랜트 스템셀 라인이었고 기계공학 기술을 적용해 만든 것이 헤라 브랜드의 미용기구 더마소닉이다.






한 소장의 개인적인 작품은 무엇일까. 입사 초기에 만든 한방 쑥비누를 꼽았다. 당시 비누 단일 품목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하기도 해 매우 애착이 간다고 한다.





취미를 묻자 독서란다. 시나 소설을 자주 접해 젊은이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한 소장은 덧붙인다. “여기 참 좋은 곳이에요. 연구소 안에 어린이집도 있고 분당 강남에서 가깝고 통근버스도 원활하고... 정말 좋아요.”








엄정권 기자 tastoday@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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