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세도 초저가의 영향을 받는다. 유통가에 따르면 지하철 환승역과 중심상권 일부지역에서 간간이 모습을 보이던 화장품 깔세 매장이 급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초저가 매장이 중심상권과 역세상권을 중심으로 급속도록 확대되자 깔세 매장도 초저가에 밀려 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할인을 무기로 내세운 깔세매장이 초저가 매장에 의해 가격저항을 받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길목을 찾아 수시로 자리를 옮겨다니는 떴다방과 달리 깔세매장은 수개월에서 수년간까지 한자리에서 영업을 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깔세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미끼상품으로 내세우는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지 않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일부 유명브랜드도 정상가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에 따라 초저가 매장이 출현하면서 이들의 설자리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남 종합시장의 한 전문점주는 “얼마 전 성남 지하상가에 초저가매장이 들어서자 인근 깔세매장이 퇴출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외곽지역은 물론 수도권 중소도시에서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초저가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주택가와 재래시장을 찾아 떠나는 자리 이동도 목격되고 있다. 부천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최근 인근 주택가에 깔세매장이 들어와 고객들의 이탈이 일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격 제품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고 심지어 노골적인 할인을 요구하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전문점 주는 “전품목 70~80% 할인이란 문구를 내걸고 소비자에게 충동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들의 취급 제품은 대부분 단종 브랜드거나 처음보는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경기탓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아예 탑차를 이용해 지방 중소도시를 순회하며 영업하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한 깔세매장 점주는 “불경기일수록 호황을 누리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집세조차 벌기 어렵다”며 “최근에 한자리에 머물고 있는 깔세영업을 아예 포기하고 화물트럭을 이용해 주택가와 아파트단지, 대학상권을 돌며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점 주는 “초저가 화장품 덕에 깔세 매장이 줄어든다는 것은 반가워할 일이나 결국 그 여파로 전문점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381호 12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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