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향수업계에서 헐리우드 스타일의 매력에 관해서는 단연 밥 매키(Bob Mackie)를 꼽을 수 있다. 그의 아름다운 꽃들과 깃털들과 반짝이는 것들의 찬란함 속에 있는 상상력의 나래에 의해 현혹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의 창조성의 힘과 관록은 세계적인 스타들, 특히 개성 넘치는 쉐어(Cher)와 바브라 스트라이잰드, 라이자 미넬리, 캐롤 버네트 등의 시각적 충격에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남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어린아이로 자라날 때부터 저는 여자들이 뿌리고 다니는 향수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오늘날에도 어떤 향수 냄새를 맡으면 불현듯 생각나는 사람이 있을 정도거든요. 그래서 저는 향수란 한 사람의 인격의 총체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이해해 왔습니다." 밥 매키는 기적을 믿는다. 밥 매키의 시각적 패션에 대한 열정은 그의 창조적인 천재성에 의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열정, 곧 향수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되었다. 밥 매키는 작년 가을에 패션계 명문 대학인 뉴욕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박물관에서 자신의 지난 작품들을 회고하는 디자인 전시회를 열었다. 패션과 특수 의상 디자인 등 그의 125점이나 되는 작품들과 스케치들은 그야말로 놀라운 장관이었다. 11월에 뉴욕으로 다시 돌아온 매키는 그의 FIT 전시장을 배경으로 최신 향수 ‘매스커레이드"(Masquerade : 가면무도회)를 선보였다. “젊은 디자이너 시절에도 저는 항상 내 향수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상상해 왔답니다. 대체로 여자들은 하나의 디자이너가 누구인가 그리고 그가 대표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의식하고 있거든요. 제가 디자인한 옷을 입는 여자들은 결코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요. 제 향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제 고객들이 카리스마적이고 글래머러스한 만큼 제 향수도 카리스마적이면서 글래머러스하지요." 그의 성공은 지치지 않는 향수에 대한 열정에 있는 듯 하다. “사실 저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매혹적인 여자들이 패션이나 향수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데 큰 영감을 주고 있답니다. 저는 글레머러스하면서도 인습이나 관행에 의해 결코 속박받지 않는 여인들의 생각 혹은 생활철학을 항상 저의 조향사들에게 전달해 주려고 노력한답니다. 제가 ‘코가 발달된 사람들"이라 부르는 이 조향사들과 함께 일을 시작할 때는 참 즐겁답니다. 그들은 항상 위대한 향수를 만들어 내기를 꿈꾸는 사람들이지요. 먼저 무슨 향수를 만들어 낼까 생각해 냅니다. 마음이 따뜻한 향수? 육감적이며 섹시한 향수? 향료냄새가 강한 향수? 꽃 냄새가 강한 향수? 저는 항상 여자들이 자신이 뿌린 향수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감탄사를 유발시키기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녀가 방에서 나간 후에도 오랫동안 그녀의 체취가 남는 그런 향수를 원합니다." 사실 그의 유명세 때문에 그가 만든 옷을 입는다는 것은 거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육감적이면서도, 그의 모든 스타들의 글래머러스한 무대 위에서의 체험을 담은 그의 달콤한 향수를 뿌리는 순간, 당신은 그 상상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제 향수 ‘매스커레이드"의 경우에는 1991년 제가 처음 내어 놓았던 향수 ‘매키"(Mackie)와 마찬가지로 육감적이며 세련된 향기가 중요했습니다. 다만 ‘매키"는 좀 더 향료냄새가 자극적인데 반해서 ‘매스커레이드"는 동양적이면서 꽃 냄새가 강한 것이 특징이지요. 향수는 여자가 입는 옷과 마찬가지로 한 여성의 전체적인 광채의 부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저의 향수를 뿌린 여인을 만나면 정말로 뿌듯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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