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후반’이 화장품 시장을 이끌 매력적인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점가의 대표적인 프리미엄급 브랜드들이 이들을 코어타깃으로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와 엔프라니의 엔프라니는 최근 고가의 색조라인을 첫 출시했으며, 한불화장품의 ICS 역시 올 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ICS 스타일러로 재출시됐다. 또한, 한국화장품의 A3F[on]은 럭셔리한 모델의 대명사인 김남주를 발탁했다. 이들 브랜드 모두가 선택한 25-29세까지의 여성들은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왕성한 구매력과 이를 뒷받침할 경제력이 있는 커리어우먼. 명품과 같이 고급스러운 가치를 중시하지만 유행에는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려는 여성층이다. 타깃층에 맞게 브랜드들이 내놓은 제품들의 가격대는 초고가. 2만원 후반대의 립스틱과 3만원대의 아이섀도 등 백화점급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점 시장에서 전무했던 고가 색조라인 출시를 두고 판매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시장진입 초기인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현재 침체기인 전문점 시장은 저가제품과 고가제품의 뚜렷한 양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가시장의 경우 시장자체가 꾸준히 성장중이며 이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준도 높아져 기초제품뿐 아니라 색조제품의 고가시대도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0대 중반 이상 소비자들의 고가 색조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단골고객 관리를 위한 전문점주들의 제품출시 요구도 브랜드들의 움직임에 큰 작용을 했다는 설명이다. 한불화장품의 관계자는 “전문점의 경우 럭셔리한 색조제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입브랜드가 자리를 대신해왔으나 최근 상위사의 프리미엄급 브랜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어 경쟁력 있는 품목군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사들의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각 브랜드마다 개발단계서부터 20대 중후반을 메인타깃으로 설정해 맞춤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라는 후문이다. 이자녹스의 새로운 메이크업 라인인 룩시안 스타일은 개발초기 400여 명의 20대 중후반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가격대, 제품구성 등을 설정했다. 덕분에 기초제품보다 타깃층을 낮게 설정함으로써 젊은 브랜드로의 변신을 시도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엔프라니 메이크업 라인 역시 개발단계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20대 중후반 여성을 대상으로 제품의 사용감과 가격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며, 발랄한 색상을 선호하는 20대 초반과 차별화해 주 타깃층이 선호하는 차분한 색상구성 위주로 고급스러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나갈 방침이다. 한불화장품의 ICS스타일러는 기초제품보다 연령을 낮춰 커리어우먼을 위한 럭셔리한 용기의 색조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고 있으며, 한국화장품의 A3F[on] 역시 30대 초반이 주타깃층이나 20대 중후반에게도 선호도가 높은 김남주를 모델로 라인 보강 및 신제품 출시 때마다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엔프라니 오수미 과장은 “20대 중후반층에게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유행에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색조패턴을 연 2회 정도 제시해 이들의 화장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향수업계 또한 20대 중후반 여성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불가리, 페라가모 등 명품브랜드부터 하반기 런칭을 기다리는 제품 대부분이 이들을 대상으로 출시되기 때문. 가격대, 향, 용기는 물론 프로모션에 이르기까지 타깃층을 위주로 한 마케팅을 구상중이다. 시장상황이 위축됨에 따라 확실한 고객층을 사로잡으려는 업계의 노력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49호 4면) - 정은숙 기자 freshj@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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